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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는 홍성에서<2>/ 한국식기박물관·천수만생태테마관·결성농요농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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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휴가는 홍성에서<2>/ 한국식기박물관·천수만생태테마관·결성농요농사박물관
  • 노진호 기자
  • 승인 2017.07.20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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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박물관 … 여기 가보셨나요?”

요즘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는 TV프로그램이 인기다. ‘알쓸신잡’은 잘 알려진 곳은 잘 알려지지 않은 뒷이야기와 의미를,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은 알아야할 이유를 보여준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잘 알려졌던 그렇지 않던 문화유적지와 박물관 등이 주목받고 있다. 여름방학·휴가철을 맞아 알려질 이유가 충분한 홍성의 박물관 몇 곳을 소개한다.

 

상견례 명소 … 알고 보면 ‘식문화 보고’

지난 2010년 7월 등록된 ‘한국식기박물관(충남 제17호·제1종 전문박물관·홍성군 장곡면 무한로 957-24)’은 백제 부흥운동의 마지막 격전지로 점쳐지는 주류성(장곡산성) 아래에 있다. 사실 이곳은 상견례 명소인 ‘예당큰집(한정식)’으로 더 유명하다. 김해경 관장은 “이곳은 주류성 아래 명당으로 금쟁반 위에 떠 있는 금반형 자리며, 부잣집 터로도 알려져 상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국식기박물관은 건물 자체가 650년 된 고택이며, 백제 패망 후 661년 일본에서 돌아온 풍왕이 기거했다고도 하고 고려 말 사또가 거주했다고도 한다. 이곳은 전통부엌실과 한약방, 조선시대실, 신석기-고려시대실 등으로 구성됐다. 자칫 한정식 집의 작은 볼거리로 오해하기 쉽지만 문지방만 넘으면 시대별 중요 문화재가 펼쳐지는 신비스런 장소다.
 

 

한국식기박물관은 총 2700여 점을 보관 중이며, 이 중 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650여 점, 전시된 것은 270여 점이다. 또 ‘분청사기 상감 모란엽 무늬병’, ‘백자 촛대’ 등 고퀄리티 문화재도 다수다.

한국식기박물관에서는 △전통음식 만들기 △다도 예절 △전통 혼례 △전통주 아카데미 등 다양한 체험활동도 할 수 있다. 김 관장의 아들인 임동한 교육사는 “단순히 식기뿐 아니라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를 보존하고 있다”며 “한옥스테이도 가능해 주변 농가체험과 연계하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식기박물관 관람은 화~금요일(오전 11시~오후 5시·무료·☎041-642-3833) 가능하며, 체험활동과 예당큰집은 예약을 해야 한다. 김 관장은 “홍성은 좋은 식재료도 많고 그만큼 이야깃거리도 많다. 많은 분이 찾아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천수만 오롯이 … VR체험 강력추천!

‘천수만생태테마관(홍성군 서부면 남당항로 934-14·☎041-631-9622)’은 2009년 문을 연 ‘조류탐사과학관’과 지난해 4월 개관한 ‘수산물웰빙체험관’으로 구성됐다. 이곳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설·추석에만 문을 닫는다. 관람료는 성인·대학생 3000원, 청소년·군인 2000원, 어린이 1500원으로 저렴하며, 각종 할인·무료혜택도 많다.

‘수산물웰빙체험관’은 갯벌과 물고기가 있는 곳이다. 1층은 지역 특산물 홍보관과 북카페, 2층은 기획 전시 및 조류관 이동 통로, 3층은 ‘밀물의 습격’이라는 4D 영화관이 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재밌는 음악과 인형들이 나오는 ‘미라클룸’이며, 낚시 체험과 정보 검색도 할 수 있다. 배혜령 관장은 “이름 때문에 오해를 받아 술 취한 어르신들이 회 먹으로 온 적도 있다”고 귀띔했다.
 

 

‘조류탐사과학관’의 메인 테마는 박제며, 철새의 여행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1층에는 천수만 철새와 텃새 박제 100여 점이 있으며, 살아있는 앵무새와 공작비둘기도 볼 수 있다. 2층은 천수만을 오롯이 옮긴 디오라마관과 창의체험실, ‘풍선아 부탁해’라는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VR체험관이 있다. 15분 정도의 애니메이션은 어른이 보기에도 흥미진진했다.

천수만생태체험관은 청운대학교와 연계한 예술 공연도 열고 있으며, 오는 8월부터 ‘천수만 철새탐조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여름·겨울방학 기간 예약제로 운영되며, 참가비는 5000원이다.
배 관장은 “그냥 화살표를 따라가며 훑어보면 의미가 없고 하나하나 생각하고 얘기하면서 보면 더 재밌다”며 “이곳은 단순한 전시관이 아닌 학습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라고 말했다.

 

어른은 추억하고 …  아이는 신기하고 …

지난 2004년 문을 연 ‘결성농요농사박물관(홍성군 결성면 홍남서로 738번길1·☎041-642-1993)’은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민속사료 200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이곳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설·추석에만 문을 닫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지난 1988년 채록이 시작된 결성농요(충청남도 무형문화재 제20호)는 1991년 첫 시연됐으며, 1993년 10월 제34회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을 받았다. 총 9마당으로 구성된 결성농요는 오는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토요일 상설공연을 해 이때에 맞춰 박물관을 찾으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이곳의 민속사료들은 사계절 흐름에 따라 전시됐다. 전시품들은 집을 새로 짓다가 혹은 논·밭을 일구다 발견된 게 많다. 특히 ‘백제옹기’는 한 농부가 3년째 자신의 소가 밭의 특정 부분에 가면 뒷걸음질 치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땅을 파보니 나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윤현 학예사는 “이곳은 어떤 특별한 문화재나 유물을 보기보다는 지금은 사라진 옛 조상들의 모습을 전반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성농요보존회원이자 이곳을 관리 중인 장인예 씨는 “결성지역은 농요 덕분에 민속사료도 잘 보존된 편”이라며 “농경문화 발달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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