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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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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⑫
  • 홍성신문
  • 승인 2020.05.10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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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썅꺼”

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조남민 홍성문화원 사무국장이 우리지역의 사투리를 매주 구수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조 사무국장은 연재의 이유에 대해 사라져가는 정겨운 사투리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전문가의 본격적인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문가, 학자로서의 견해가 아닌 ‘사투리 소비자’ 입장에서의 가벼운 글임을 미리 알린다. <편집자주>

이니:  우덜동네 올버텀 소작료 올린다매? 이장 모조, 월사금도 올랐는디…에혀.
저니:  제미 썅꺼, 만만헌게 아주 농사꾼이구먼 그려. 대포나 한사발 하러 가세.

<썅꺼>는 ‘젠장’, ‘더럽네’, ‘빌어먹을’처럼 쓰이는 비속어로 ‘상놈의 것’이 줄어서 된 말이다. ‘상놈’은 조선시대 신분이 낮은 미천한 사람을 낮잡아 이르거나, 본데없고 버릇없는 남자를 속되게 이르는 것으로, 된소리가 더해져 “쌍놈”또는 “썅놈”으로 격하게 발음되는 것이 보통이다. ‘상것’은 이러한 상놈이 쓰던 ‘물건이나 소유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물건처럼 비유하는 표현이다. 비슷한 표현으로는 ‘잡것’이 있는데, ‘이런 잡것이 있나’라고 할 때도 역시 사람을 낮추어서 말하는 것이다.
‘썅꺼’는 욕설에 가깝긴 해도 딱히 욕설로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욕설이라 함은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인 말, 또는 남을 저주하는 말’인데, ‘썅꺼’는 본인 스스로가 느끼는 불쾌함이나 분노, 푸념, 탄식으로 주로 쓰이기 때문이다. 다만 명사의 앞에 붙어 상대방을 향하여 ‘썅’이 사용될 때는 분명한 욕설이 된다(‘썅x’, ‘썅x의 xx’ 등). 그러나 뒤에 붙어 단독으로 쓰일 때는 압축된 여러 느낌을 주는 경우도 있다. 어느 호프집의 간판엔 이런 것도 있었다. ‘사랑한다, 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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