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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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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⑨
  • 홍성신문
  • 승인 2020.04.2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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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조남민 홍성문화원 사무국장이 우리지역의 사투리를 매주 구수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조 사무국장은 연재의 이유에 대해 사라져가는 정겨운 사투리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전문가의 본격적인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문가, 학자로서의 견해가 아닌 ‘사투리 소비자’ 입장에서의 가벼운 글임을 미리 알린다. <편집자주>

“말짱 황이여”

이니:  워쪄, 읍내 귀빈다방 김양하고는 진도 좀 나가남? 
저니:  진도는 개뿔, 말짱 황이여. 쌍판때기 허연 서울늠하고 어젯밤 텻다느믄.

<말짱 황>은 추진하던 일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는 뜻으로, 아무 소득이 없는 헛된 일이나 헛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짱 도루묵’, ‘도로 아미타불’과 유사한 의미를 지닌다. 말짱은 ‘속속들이 모두’라는 뜻이고 황은 ‘황을 잡다, 황이 되다’로 표현하는데, 여기에서의 ‘황’은 노름의 한 종류인 ‘골패’에서 사용되었던 용어다. 골패는 조선시대에 투전과 함께 행해지던 노름이었는데, 32개의 쪽으로 짝을 맞추는 것으로, 짝을 못 맞추는 패를 잡았을 때는 ‘황 잡았다’라고 표현하였다.

일본을 통해 화투가 유입되면서 지금은 투전, 골패 모두 사라졌지만 노름 용어는 그대로 남았다. 투전의 한 방식인 ‘짓고땡’에서 사용하는 ‘땡’이니 ‘가보’니 하는 투전용어가 화투에 그대로 적용되어 있고, 이것이 일상생활과 맞물려서 횡재를 할 때는 ‘땡 잡았다’라고 하고 그 반대의 경우는 ‘황 잡았다’라고 하게 되었다. 우리 동네에서는 ‘황’과 관련된 다양한 용어들이 파생되었는데, 황갔다, 황그렸다, 심지어 ‘황새 울었다’라는 표현도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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