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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러들지 않는 군지 번역자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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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러들지 않는 군지 번역자 논란
  • 윤종혁
  • 승인 2020.03.29 10: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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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학예사 vs 연구원 “내가 번역”
갈등 야기한 문화관광과는 뒷짐

 홍성군은 1925년에 일본어와 한자로 만들어진 군지를 지난해 5월 17일 한글로 번역해 발간했다. 한글로 새롭게 발간된 군지에는 연구원 3명이 번역한 것으로 돼 있다. 그렇지만 홍성군청에 근무했던 조남존 전 학예사는 본인이 군지를 번역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홍성군지 번역과 관련한 논란이 몇 달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문제 해결에 앞장서야 할 군청 문화관광과가 뒷짐만 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군지 번역과 관련한 논란이 무엇인지 두 차례에 걸쳐 되돌아본다<편집자 주>

1925년에 일본어와 한자로 만들어진 군지는 당시의 홍성 생활상태, 기상, 인구현황, 농업과 임업, 축산업 현황, 경제활동, 교육환경, 교통, 사회단체, 인물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2010년 이종욱 당시 군청 문화관광과장은 조남존 학예사에게 군지 번역해 볼 것을 권유했다. 조남존 학예사는 홍성의 역사를 올바르게 계승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 흔쾌히 군지 번역을 시작했다.

군지 번역을 위해 홍성의 역사에 대한 공부를 병행했다. 대동지지, 홍주읍지 등 조선시대 지리서를 먼저 번역하며 실력을 키웠다. 규장각과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홈페이지에서도 홍성과 관련된 자료를 수없이 찾았다. 그동안 출판된 홍성군지를 참고하며 내용을 채워나갔다. 모르는 부분은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며 번역을 했다. 한자 뿐 아니라 일본식 행정용어, 조사 등이 있어 일일이 찾아가며 번역을 했다.

조남존 학예사는 2016년 11월 세종시로 전출을 가게 됐다. 문화관광과에 근무하는 문광철 학예사는 조남존에게 번역을 끝까지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그동안 번역한 내용을 2017년 4월 문광철 학예사에게 넘겼다. A4 기준 366쪽 분량이며 전체의 약 95% 정도를 번역했다. 퇴근 후 번역에 매달렸기 때문에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사진과 함께 도록처럼 괜찮은 책을 만들어주길 당부했다. 혼자 번역한 만큼 교정과 윤문, 감수를 부탁했다.

홍성군은 2018년 7월 1925년 홍성군지 번역본 및 영인본 1000부를 발간하기로 결정했다. 사업비는 4813만8000원이다. 사업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50일이다. 문화관광과 문화재관리팀에서 사업을 추진하고 담당 주무관은 문광철 학예사이다. 발간 사업은 입찰을 통해 ㈜선우에서 맡았다.


인쇄산출표에는 용지대가 353만원, 조판비가 2167만원이다. 조판비 중 편집비용이 887만원이고 번역 초본에 대한 교정, 교열 및 윤문(2회)를 하는데 1280만원이 쓰인다고 명시돼 있다. 인쇄비는 435만원이고, 제본비는 744만원이다. 일반관리와 이윤 등을 더해 4813만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체 비용 중 제일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금액이 바로 번역 초본에 대한 교정, 교열, 윤문 비용이다. 교정과 교열, 윤문을 누가 한다고는 적혀 있지 않았다.

군은 2019년 2월 28일 2018년 10월 25일부터 2019년 3월 23일까지로 돼 있는 사업기간을 5월 22일까지로 연장했다. 연장 사유는 ‘1925년 간행된 홍성군지의 원문 분량을 고려하여 오탈자 감수 및 고증자료의 철저한 분석 등을 위한 사업기간 연장’이라고 돼 있다. 당시 담당 주무관이 바뀌었다. 문광철 학예사는 2019년 1월 충남도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군지는 2019년 5일 17일 발간됐다. 발간된 군지에는 충남대 한문학과를 졸업한 연구원 3명이 번역을 한 것으로 돼 있다. 충남대 사학과를 졸업한 청운대 교수가 감수를 맡은 것으로 돼 있다. 공교롭게도 문광철 전 학예사도 충남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사학과와 한문학과는 충남대 문과대학 소속이다.

조남존 전 학예사는 지난해 12월 서울 출장에서 문광철 전 학예사를 만나 홍성군지가 발간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당연히 본인 이름이 번역자로 들어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후 군청 문화관광과 담당자와 전화 통화를 하며 군지에 다른 사람들이 번역자로 들어가 있는 것을 알게 됐다. 조남존 전 학예사는 “홍성 역사 연구에 바친 7년의 세월을 송두리째 빼앗긴 느낌”이라며 몇 달째 번역자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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