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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지역 숨겨진 이야기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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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지역 숨겨진 이야기 ②
  • 홍성신문
  • 승인 2020.03.22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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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굴새우젓과 바닷물 절임배추가 개발된 유래
토굴에서 숙성되고 있는 새우젓

우리들 주변에는 오랜 세월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음식들이 많다. 이들 음식 중에는 아주 우연하게 발견되거나 개발된 경우도 있다.

우리 한국 사람들의 식탁에서 김장김치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음식이다. 또한 김장김치를 담그는데 배추와 새우젓도 없어서는 안 되는 주재료다. 김장김치의 주재료인 토굴새우젓은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일등 식품이다. 토굴새우젓은 광천 독배에 살던 주민에 의해 우연하게 개발되어 세상에 알려졌다.

옛날에는 바다에서 잡아온 새우로 새우젓을 담그면 숙성시킬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처음 담근 새우젓은 더위를 피해 시원한 창고 등에 놓아두고 숙성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기온이 올라가면 모두 상해서 고랑젓이 되기 일쑤였다. 저장시설이 마땅치 않았던 옛날에는 새우젓을 상하지 않게 숙성시키는 것이 가장 큰 숙제였다.

토굴새우젓은 1960년대 광천읍 옹암리 노동마을에 살았던 윤병원 씨가 처음 개발했다. 토굴 속의 평균 온도는 계절에 상관없이 섭씨 13°~15°로 고르게 유지된다.  한여름에도 시원하여 냉장고에 들어간 기분이 들 정도다.

윤병원 씨는 젊은 시절에 금광에서 일한 경험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옛날 금광 속의 온도가 외부보다도 낮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소금에 절인 새우를 토굴에 넣어 두었다. 몇 달 후 김장철에 새우젓을 꺼내어 맛을 보았더니 기가 막히게 좋았다. 그야말로 토굴 속은 새우젓을 숙성시키는데 최적의 장소였다. 이렇게 세상에 알려진 토굴 새우젓은 김장김치를 담글 때 최상의 맛을 내는 재료가 되고 있다. 더불어 밥상에서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후 토굴새우젓이 상품화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독배 거리와 광천시장 안에 토굴새우젓 판매장이 형성되어 있다. 지금도 광천 독배 뒷산 40여 곳의 토굴 속에서는 수많은 토굴새우젓이 맛있게 숙성되고 있다.

몽산포 김장바위 모습

김장김치를 담글 때 꼭 필요한 것이 절임배추다. 배추를 하루 정도 소금에 절인 후에 김장김치를 담그는 것이 일반적이다.

서산 몽산포 바닷가에 사는 한 농부가 우연하게 소금이 아닌 바닷물 절임배추를 개발했던 유래가 전해온다. 이 농부는 김장을 담그려고 배추를 절이고자 했으나 소금이 부족했다. 당장 부족한 소금을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남는 배추를 바닷가 바위에 내다 버렸다.

이튿날 바닷가에 나갔더니 바닷물이 들어와서 배추가 소금에 절인 것처럼 부드럽게 변해있었다. 농부는 배추를 갖고 와서 김장을 담가보았다. 몇 달 후에 김장김치의 맛을 보았더니 소금에 절였을 때보다도 맛이 훨씬 더 좋았다.

농부는 다음해부터 김장김치를 담글 때 배추를 바닷물에 절였다. 이렇게 바닷물 절임배추는 입소문을 타고 주변으로 퍼져 나갔다. 몽산포해수욕장과 몽산포해수욕장 경계부근 바닷가에는 ‘김장바위’가 전해온다. 이 바위는 농부가 배추를 버렸던 바로 그 장소다. 농부는 이 바위에서 해마다 배추를 절였다. 그 뒤로 사람들은 이 바위를 ‘김장바위’라고 불렀다. 김장바위는 바닷물 절임배추가 주변에 알려지게 된 유래를 품고 있는 유명한 장소가 되었다. 몽산포 바닷가의 아름다운 백사장을 거닐며, 김장바위를 찾아보는 것도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김정헌 작가는 구항초등학교장을 끝으로 정년 퇴직하고 현재 내포구비문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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