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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두영
  • 승인 2020.03.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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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易地思之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감염병 세계적 대유행) 선언을 했다. 선언 전까지, 우리 모두는 그 지경까지는 가지 않길 바랐다. 하지만 그 바람은 산산조각 나 버렸다. 산산조각 난 건 그 뿐이 아니었다. 나라 안팍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엄습했지만, 그래도 홍성만은 비껴가길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역시였다. 지난 17일, 내포신도시 주민 2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명된 것이다. 확진 판명에 따른, 홍성군민의 상실감과 두려움은 극에 달했다.

두려움은 원망으로 표출됐다. 이 시기에 왜 해외여행을? 피치 못한 여행이었다손 치더라도, 자가격리 불이행은 왜? 하는 의구심과 원망이었던 것이다. 물론 당사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겠지만, 홍성군민을 배려치 못한 처신임엔 틀림없다. ‘나 하나쯤이야!’하는 ‘아전인수(我田引水)격’ 판단에서 나온 처신이리라. 그런 我田引水격 판단은, 역지사지(易地思之)와는 전혀 다른 판단이었다. 易地思之가 무엇인가?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의 한자성어다. ‘나 하나쯤이야’가 아니고, 최소한 20여 만 홍성·예산 사람들 처지를 생각한 ‘易地思之’의 여행이었어야 한다는 말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여행이었다.

안타까운 건 그 뿐이 아니었다. 미확인되고 무분별한 루머와 가짜뉴스의 확산도, 역시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이 안타까움 역시, 易地思之를 전혀 고려치 않은 결과였다.
확진자에 대한 SNS상의 숱한 댓글이 그랬다. 읽기에 민망한 댓글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막말’이 있는가하면, 경우에 따라선 ‘명예훼손’격의 댓글도 달렸다. 당사자를 고려치 않은, 이 역시 我田引水격 댓글임에 틀림없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가 있는 법, 확진자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헤아리는 易地思之의 헤량이 필요치 않았을까?

易地思之가 절실한 또 다른 데도 있었다. 17일 당일, 홍성군민 사이에 전파된 SNS상의 루머와 가짜뉴스의 생산과 확산이었다. ‘모 모 식당에 그 여행객들이 다녀가, 그 식당이 문을 닫았다’는 등의 SNS였다. 물론, 루머요 가짜뉴스였다. 가짜지만, 누군가가 생산한 뉴스였다. 생산의 진의가 무엇인진 몰라도, 모 모 식당에겐 치명적일 거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가짜뉴스다. 모 모 식당을 배려하는 易地思之가 아니라, 그쯤이야 하는 我田引水격 판단이 불러온 결과였다. 하지만 그 我田引水격 판단으로 생산한 가짜뉴스는 법의 제재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모 모 식당의 요구로, 강력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어수선하고 두려운 시기에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이 시대엔 정말 易地思之가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옛날 중국에 하우와 후직이 살고 있었다. 둘 다 나랏일을 보는 벼슬아치였다. 나랏일 하느라 너무 바빠서 그들은 집에 가지도 못했다. 집 앞을 지나갈 때조차 집 안에 발도 들여놓지 않다. 사람들이 ‘집에 들어가 볼 것’을 권해도 하우와 후직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그러면, 내가 일을 제대로 못하네. 그러면 백성들이 힘든 일을 겪을 수 있네. 그러니 어찌 집에 드나들며 신경을 쓸 수 있단 말인가?’

훗날 사람들은 백성들을 자신의 가족보다 아끼고 보살폈던 하우와 후직을 칭찬했다. 공자도 하우와 후직을 칭찬했다. 이 때부터 易地思之란 한자성어가 전해져 왔다.

하우와 후직 같은 벼슬아치가 필요한 때다. 그런 국회의원 후보가 있는가? 이번 4·15 총선에선 그런 국회의원 후보에게 투표하자. 그런 국회의원만 뽑을 수 있다면,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이 코로나19의 아픔과 두려움에서, 보다 빨리 벗어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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