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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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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생활사투리 - ①
  • 홍성신문
  • 승인 2020.02.1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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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갈 안 나네”

                                                                                     홍성문화원 사무국장 조남민

조남민 홍성문화원 사무국장이 우리지역의 사투리를 매주 구수하게 풀어낼 예정이다. 조 사무국장은 연재의 이유에 대해 사라져가는 정겨운 사투리에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를 계기로 전문가의 본격적인 연구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문가, 학자로서의 견해가 아닌 ‘사투리 소비자’ 입장에서의 가벼운 글임을 미리 알린다. <편집자주>

이니:  집이말여, 요참이 논 마지기나 팔어서 치킨집이나 해볼라고 헌다네.
저니:  개갈 안나는 소리 웬만큼 허고 언능 논이 가서 물꼬나 터놔.
이니: 깟느무거, 날씨 참 개갈 딱지 안 나네 그려.

<개갈 안 난다>는 어떤 일이나 상황이 미덥지 못하고 시원치 않을 때, 많은 정성을 들였으나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가 예상될 때, 알고 보니 별것 아닐 때, 또는 불만족스러운 여러 상황에 대한 푸념으로도 쓰인다. 그렇다면 <개갈 난다>는 말도 있을까? 어법상으로는 있어야 하나 실제로는 잘 쓰이지 않는다.

‘개갈나다’는 기가막히게 대단하다는 뜻의 ‘기깔나다’와 비슷하고, ‘기깔’은 ‘때깔’의 의미인 ‘눈에 선뜻 드러나 비치는 맵시나 빛깔’과 뜻이 통하므로, ‘개갈 안 난다’는 기깔나지 않고, 때깔이 좋지 않다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 말은 충청도 전역에서 시도 때도 없이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특히 애매한 상황에서 아무렇게나 갖다 붙여도 대체로 의미가 통하는 경우가 많고, 말맛을 돋구는 차원에서 뒤에 ‘딱지’를 붙여서 쓰기도 한다.

“아 그 개갈 안 난다는 말처럼 개갈 안 나는 말이 워디있간 됩세 나버러 개갈 안 나게 묻는다나”-이문구 ‘유자소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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