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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군내 신협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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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군내 신협 안전한가
  • 이번영
  • 승인 2002.11.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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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자금으로 부실 신협 정리
이웃 예산군내 3개 신협을 비롯해 전국 115개 신협이 영업정지를 당해 68만여 조합원들이 경제적 손실을 보게된 가운데 홍성의 3개 신협은 우량조합으로 남게돼 1만400여 조합원과 군민들에게 안도를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군내 신협 관계자들은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우리지역 신협은 더욱 신뢰도를 높일수 있다는 기대를 숨기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자본금을 완전히 까먹을 정도로 부실한 전국의 115개 신협을 경영관리 조합으로 확정하고 11월 4일부터 영업을 정지시켰다. 올해 경영관리를 실시중인 15개 조합을 포함 130개 신협이 경영관리에 들어간 것이다. 경영관리란 예금보험공사 직원을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6개월간(2003년 5월 3일까지) 재산 실사를 등을 거쳐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다고 인정될 경우 경영관리를 종료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파산절차를 밟게된다. 이 6개월간 예금 등 모든 채무의 지급이 정지되며 임원의 직무도 정지된다. 그러나 개인 예금은 5000만원까지 예금보험공사에서 보장해 준다. 이번에 경영관리에 들어간 신협은 거의 파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신협중 부실 신협이 많자 2001년 7월 부실신협에 대한 경영정상화를 위하여 재무상태 개선조치제도를 도입 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된지 1년이 지나도 상당수의 신협이 재무상태를 개선하지 않자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 또 정부는 2004년부터 신협을 예금보험공사의 예금보호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률을 국회에 제출했다. 따라서 부실 신협 정리가 지연될 경우 신협 중앙회 및 회원 신협의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측 됐다.

이에 따라 신협 중앙회는 경영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자본 잠식 조합 등 경영부실 신협을 대상으로 경영정상화 가능성에 대한 면밀한 심의를 거쳐 115대 신협을 선정해 금융감독원에 경영관리를 건의했다. 선정 기준은 순 자본 비율 7% 미만 조합으로 하되 순이익이 발생하고 부실대출을 감축하는 등 영업실적을 기준으로 실사했다. 지난 9월 홍성군내 3개 신협에 대해서도 각 조합당 1주일씩 강도 높은 실사를 실시했다.

이 실사에서 홍성군내 신협은 홍성신협의 경우 9월말 현재 6억 4000만원의 흑자를 발생시켰다. 풀무신협은 자산총액대 자본금 비율이 14%로 타 조합에서 보기 힘들 만큼 높은데다가 2억 6700만원의 흑자를 발생시켰으며 홍주신협은 자본률 7.9%에 4700만원의 흑자를 기록해 군내 신협은 모두 우량조합이란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 신협은 98년 IMF가 발생하자 예금보험공사에 가입해 매월 보험료를 내며 문제가 발생할 경우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를 받는다. 이 예금보험공사는 일반 은행, 증권회사, 보험회사, 종합금융회사. 저축은행(구 상호신용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6개 금융기관만 가입돼 있다. 농협을 비롯한 새마을금고 등 다른 금융기관은 자체로 예금자보호기금을 만들어 똑같이 5000만원씩 보호해준다.

신협의 예금보험공사 가입은 2003년 말로 기간이 끝난다. 신협중앙회는 이 기간이 끝나기 전에 부실신협을 모두 정리해 중앙회 부담을 줄이려는 목적이 숨어있다고 신협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이번에 경영관리에 들어간 115개 신협에 대한 예금자 보호를 위해서는 2조4000억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신협중앙회가 자체자금으로 이들을 정리하려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라는 것이다. 신협중앙회는 이렇게 정부 자금으로 부실조합들을 정리하고 건전한 우량신협만 남겨놓은 후 농협 등 다른 기관처럼 신협중앙회에서 자체 예금자보호기금을 마련해 5000만원까지 보호해준다는 계획이다. 즉 예금보호의 주체가 정부에서 중앙회로 이관된 것 뿐이므로 예금자들에게는 아무변화가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같은 구도 아래 신협 경영평가위원회는 지난 2일 회의를 거쳐 115개 신협 명단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금융감독원은 이대로 받아 4일 경영관리로 확정한 것이다.

19세기 중반 유럽의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 속에 서민들이 협동을 통해 생활의 압박을 이겨내고저 시작한 신용협동조합은 1960년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와 서민금고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성장해왔다. 신협은 기업이나 돈 많은 사람들이 거래하는 은행과 다르고 처음에 정부 주도로 시작한 농협 등과 달리 서민들이 푼돈을 모아 돈이 필요한 조합원에게 빌려주는 서민금고다. 이 민간 주도 자생조합은 꾸준히 성장해 9월말 현재 전국에 1242개 조합에 545만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22조 6456억원의 자산을 형성하고 약 20조의 예금에다 11조를 대출해주고 있다.

그러나 신협은 고리로 예금을 받고 저리로 대출, 수익성이 약한데다가 자산의 비 효율적 운용, 전문 인력 부족 등으로 본격적인 금융기관으로 거듭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자산을 중앙회에 맡겨 관리하게 되는데 중앙회가 주식 등 유가증권 투자에서 상당액을 까먹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주식투자에 대한 전문인력이 부족한데다 올해 주식시장이 무너지면서 유가증권 운용수익률이 떨어져 어려움이 가중된 것으로 풀이한다.

홍성지역에는 1969년 풀무신협이 처음 창설된 후 1973년 홍성신협, 1982년 홍주신협이 창설 운영되고 있다. 한편 72년 설립돼돼 운영하던 광천신협은 2000년 23억원의 부도로 파산됐다.

군내 신협 관계자들은 엄격한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한 군내 신협들은 이제 더욱 신뢰도를 얻게 됐다고 말한다. 홍주신협의 곽기성 전무는 "홍주신협의 경우 500만원까지 담보 없이 얼굴만 보고 대출하는 등 신용을 위주로 투명하게 운용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신뢰가 두터워 어떤 어려움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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