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장 공모제 시범 바람이 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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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면장 공모제 시범 바람이 불고있다
  • 이번영 시민기자
  • 승인 2019.08.1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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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 읍·면주민자치시대 온다(3) 읍면장 공모제

전국시장군수협 지자제법 전부 개정안 조속 통과 촉구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한국지역언론인클럽 제공)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한국지역언론인클럽 제공)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홍성군수에 출마한 채현병 후보의 대표 공약은 읍면장 공모제였다. 군수가 추천한 후보 중에서 노인회장, 이장, 남녀 새마을지도자의 투표를 거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을 그 지역 읍면장에 임명하겠다는 것이었다.

세종시는 올해 1월 정기 인사에서 일부 읍면동장을 주민의 추천을 받아 임명했다. 주민심의위윈회가 5급 공무원 중 희망자로부터 읍면동정 운영계획을 듣고 투표로 결정된 자를 임명했다. 주민심의위원회는 16살 이상 주민 중 희망자 50명을 선발해 구성했다. 세종시는 지난해 7월부터 이 제도를 시작했다. 이춘희 시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지고 있는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읍면동장의 예산 집행권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진시는 내년 1월 1일 1개 동장과 1개 면장을 공개모집해 임명한다는 계획이다.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 중에서 희망자를 지원받아 2~3명으로 압축한 후 50명 내외의 주민심사위원회에서 후보자들의 정견발표를 듣고 투표를 실시해 최다 득표자를 임명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임명한 읍면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성과에 따라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고 담담자는 밝히고 있다. 대상 읍면동의 선정은 주민 자치 활성화, 지역의 현안, 중앙정부 사업과의 연계성 등을 종합해 결정하겠다고 한다.

김홍장 시장은 “대상지 선정부터 읍면동장 선출까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 임기를 보장하고 예산, 사업, 인력 등 재정적·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뿌리 자치 실현을 위해 주민들에게 읍면동장 임명권한을 나눠주는 공모제는 여러 지역에서 시범실시하며 날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읍면동장 주민추천제는 2014년 광주광역시 광산구가 최초로 실시했다. 그 뒤 수원시, 세종시, 공주시, 제주도, 울주군, 서울 금천구 독산4동, 경남 고성읍, 순천시 낙안면 장천동, 제주도 일도2동, 경북 의성군 안계면 등에서 시범실시하고 있다.


공무원 내부공모 우선 시작

지난해 9월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발표한 ‘자치분권종합계획’은 문재인 정부의 자치분권 의지를 담아 주민주권 구현, 중앙 권한의 획기적 지방 이양 등 6대 전략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민주권 구현을 위한 추진방안 중 하나로 ‘읍면동장 주민추천제 도입’을 명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읍면동장 개방형 공모제에 앞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직위공모제를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읍면동 업무에 관심과 의지가 있는 공무원을 배치해 적용 가능성을 보겠다는 것이다. 일부 지자체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해 운영성과를 분석한 뒤 일반인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2022년까지 읍면동 기능을 단계적으로 전환하는 구상으로 우선 각 읍면동에 자치전담 인력 1명씩 배치했다.

읍면동장 주민추천(공모)제는 단체장의 고유 권한인 인사권을 주민에게 돌려줌으로써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과 주민주권을 구현할 수 있다. 또 주민의 손으로 읍면동장을 선발하면 각종 정책에 주민 참여와 소통이 활발하고 임기가 보장된 만큼 행정의 연속성과 책임성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선출된 읍장은 임기 2년이 보장되고 예산지원, 근무평가 우대, 직원 추천권 등 각종 인센티브를 준다.

우리나라 읍면동장은 주민들이 지방정부 정책을 대면하게 되는 최접점으로 행정서비스 만족도를 좌우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정단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날 소리없이 바꿔 행정의 연속성이 단절되는 게 다반사다. 재임기간이 수개월 남짓하거나 1년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행정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스위스의 주민총회(지역재단 서정민 박사 발표자료)
스위스의 주민총회(지역재단 서정민 박사 발표자료)

 


선진국 기초자치 우리 읍면동 규모

지난 6월 26일 홍동면주민자치회는 자치분권과 읍면사회의 변화 방향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주제발표자로 나온 지역재단 서정민 박사는 현재 우리나라 시군구 자치구는 실질적인 주민참여가 불가능하고 소수 대표자가 의사결정을 하며 읍면동은 정책과 예산에서 자치권이 없다고 정리했다. 그는 중앙과 지방의 분권에서 시군구와 읍면동 간 분권으로 자치기능이 전환되는 최근의 흐름을 전했다. 선진국의 자치 규모가 대부분 우리나라 읍면단위와 비슷하다는 사례도 소개했다. 프랑스의 기초 자치단체 코뮌은 인구가 1800명, 스위스 코뮌은 3000명 내지 5000명, 미국의 시티, 타운은 7000명 내지 8000명으로 우리나라 읍면동과 거의 맞먹는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읍면단위에서는 농협 조합장과 신협 이사장을 모두 주민이 직접 선출한다. 마을 이장도 주민이 선출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읍면장만 임명하고 있다.

올해 3월 26일 국무회의를 통과, 국회에 상정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은 주민통제가 가능한 자치규모로 읍면동에 주목하고 있다. 읍면동-시군구 기초지자체-광역 지자체-중앙정부로 구분하고 있다. 작은 단위에서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일들을 처리하고 거기서 처리할 수 없거나 광역 또는 국가 차원에서 제공해야할 공공서비스는 큰 단위에서 직접 지원하는 원리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 7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지방정부 위기극복을 위한 5대 선언’을 발표하며 국회에 상정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의 올해안 통과를 촉구했다.


읍면동장 임명제는 독재정치 산물

우리나라는 1955~56년 해방과 전쟁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민주주의와 풀뿌리자치를 구현하기 위해 주민 손으로 읍면동장을 뽑았다. 그러나 1958년 이승만 대통령이 독재체제를 강화하면서 임명제로 변경해 버렸다. 4·19 혁명 이후 민주화의 열망에 따라 읍면동장 직선제가 부활됐지만 5·16 군사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대통령이 다시 임명제로 바꿨다. 현행 읍면동장 임명제는 독재정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읍면동장의 역할도 주민참여형 개방 행정으로 시대에 맞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읍면동이 동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주민들이 읍면동장을 직접 선출하는 것은 물론, 스스로 정책을 기획하고 수행하도록 행정의 패러다임 전환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지역여론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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