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통해 새벽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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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통해 새벽 열다
  • 윤종혁
  • 승인 2019.08.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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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신문 배달하는 곽호철 지국장

아무리 힘들어도 잠들기 전에 다음날 날씨를 꼭 확인한다. 혹시라도 비가 온다거나 눈이 온다고 하면 온 몸에 긴장감이 흐른다. 잠을 설치기도 한다. 비나 눈이 내리는 궂은 날씨에는 평소보다 1시간 정도 일찍 일어난다.

곽호철(52) 충청투데이홍성지국장은 19년 째 컴컴한 어둠을 벗 삼아 오전 3시 경 하루를 시작한다.

 

곽 지국장은 대학 졸업 후 여행업과 관련한 일을 하고자 일본에 어학연수를 다녀왔지만 이후 여러 사정으로여행업과 관련된 일을 못하게 됐다. 2000년도에 우연히아는 사람의 소개로 신문 배달을 시작하게 됐다.

새로운 일을 찾을 때 까지만 하려 했다. 새벽에 일어나서 오토바이를 타고 신문을 배달하는 것이 너무 힘들어 그만 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하루 이틀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새벽에 눈이 떠졌다. 어느새 19년의 시간이 흘렀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3시 30분까지는 사무실에 나온다. 하루에 배달하는 신문은 약 500부. 충청투데이를 포함해 7~8개 종류의 신문을 배달한다. 관공서를 비롯해 아파트와 상가, 개인주택 등 200여 곳을 찾아가 오전 8시 전까지는 신문 배달을 끝내야 한다. 차를 타고 다니면 편하련만 좁은 골목 골목을 다녀야 하기에 오토바이를 타고 다녀야 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평소보다 훨씬 힘이 든다. 신문이 젖는 것을 막기 위해 비닐을 씌워야 하고 마당에 그냥 던져놓을 수 없다. 비를 안 맞는 곳에 세심히 넣어줘야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야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밖을 다녀야 한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너무 더워서 일을 끝마치면 속옷까지 땀으로 흥건할 정도이다.

“일을 끝내고 사무실에 왔는데 ‘신문이 안 왔다’고 전화를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새벽에 분명히 배달을 했는데 없다고 하니 제가 답답할 따름이죠. 그럴 경우에는 아무리 몸이 힘들어도 다시 갖다 줄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것이 신문인데 신문을 늦게 본다면 신문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곽호철 지부장은 주중에는 아파도 아플 수가 없다고 한다. 골목길 위주로 신문을 배달하다보니 곽 지부장이 배달 다니는 코스를 다른 사람들이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아파도 새벽에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야만 한다. 간혹 여행을 가더라도 주말을 포함해 2박 3일 이상 갈수가 없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 가족들에게 제일 미안합니다. 아이들이 3명인데 어떨 때는 며칠 동안 아이들 얼굴을 못 볼 때도 있었습니다. 새벽에 집에서 나와 저녁에 모임이 있는 경우 가족들을 만날 시간이 없어요. 그래도 남들보다 낮에 여유시간이 있다 보니 신문 배달이라는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홍성읍 구석구석을 다니다보니 모르는 길이 없고 홍성 곳곳의 흥망성쇠를 눈으로 지켜봤다. 사람들로 넘쳐났던 골목이 어느 순간 텅 빈 공간이 됐고,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장소가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기억에서 사라졌다.

홍성읍사무소를 비롯한 관공서가 이전하면서 없었던 길이 새로 생겨나기도 했다.

“내포신도시가 생기면서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습니다. 신문을 구독하는 사람들도 홍성읍은 제가 일을 시작했을 당시에 비해 너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반대로 내포신도시라는 새로운 곳이 생겨났습니다. 신문 배달을 통해 하루 하루 변해가는 홍성의 모습을 바로보고 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는 힘이 있을 때까지 신문 배달을 계속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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