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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조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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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조현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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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2.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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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소년들이여!! 국가대표보다는 인간대표가 되어라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나오는 웰튼 아카데미는 명문 대학으로 가는 예비 학교다. 그 곳에 입학만 하면 일류대학교는 따 놓은 당상이다. 타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해서 전학까지 할 정도로 모두가 우러러보는 학교인 것이다.

극중 가장 두드러지는 인물은 키팅선생과 닐이라는 학생이다. 100년 전통의 영국의 최우수 고등학교. 그곳에 입학하여 조직화된 수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던 학생들. 그리고 현재를 즐기라고 가르치는 좀 예외인 키팅선생......

부모들은 웰튼학교에 아이를 맡겨 놓고 그들이 원하는 회계사, 의사, 판사......등등 '사'자가 달린 직업인이 되도록 학수고대한다. 물론 그곳을 거쳐 아이들은 마치 자동기계장치속을 거쳐 출시되는 상품들처럼 그러한 직업인으로 마땅한 노릇을 해낸다.

그러나 단 한 사람.
닐이라는 학생만은 영원히 '상품화'되지 않는다.
그는 부모가 원하는 의사로서 삶을 살지 않고 연극을 택한다. 그리고 그것의 표시로 죽음을 택한다. 목숨을 끊는것은 좋은일이 못된다. 그러나 그가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우리는 다 안다.

닐의 자살로 키팅선생이 학교를 ?겨날때 웰튼학교의 학생들은 닐처럼 죽음이 아닌 '살아있음'을 택한다. 현재를 즐기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자신들을 옭아매는 입시의 지옥에서 "우리는 살아있다!!"라고 외치듯 , 책상위에 하나둘 올라가 "캡튼! 오 마이 캡튼!!"을 외친다.

그것은 마치 "우리는 이 감옥같은 학교가 싫어요!"
"우리는 지식의 벌레가 되고싶지 않아요!"
" 우리는 정말 숨쉬고 살고 싶어요!" 하는 소리로 들린다.

얼마전 전국을 강타한 아폴로 눈병 사건은 사뭇 '죽은 시인의 사회'를 떠올리게 한다. 홍성의 거의 모든 학교가 휴교를 했다. 그렇게 급속도로 눈병이 창궐했던 이유는 단지 학교 가기가 싫은 학생들의 자진 눈병앓기 였다.

눈이 쑤셔서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고통보다도 학교 생활의 고통이 그들에게는 더 크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울어야 한다.
얼마나 싫었으면 병을 택했을까?
학교가 왜 싫을까?
공부가 왜 싫을까?
그들도 안다.
사회에서 일류의 삶이 좋고 행복하다는것을.
그것을 쟁취하려면 부단히 공부해서 일류대학에 들어가야 한다는것을.
알면서 그렇게 못해내는 그들의 마음이 오죽했으면 스스로 병자되기를 원하였을까?
10월 15일 전국의 초등학교 3학년이 치르는 '국가고시'가 있다.

그것에 대비해 가정이나 학교에서는 총 비상이다. 국가고시인 만큼 성적이 우수해야 하기때문이다. 우리의 10살짜리 아이들이 고시를 치룬단다. 명문대학교를 나와 명문 코리아를 빛낼 국가대표가 되기위해 길러지는 훈련소가 된 학교......

그러나 한국의 소년들이여! 국가대표가 되기보다는 인간대표가 되거라!
제대로 숨쉬며 살고 싶은 대로 맘껏 너희의 혼을 불사르라!
<방송대학교 교육학과 2학년>
<독자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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