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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출향시인, 시그림책 《황소바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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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록 출향시인, 시그림책 《황소바람》 출간
  • 윤진아 시민기자
  • 승인 2019.04.05 0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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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딱지 하나로 황소를 굴복시키다!

이정록 출향시인이 시그림책 <황소바람을 펴냈다. 이정록 시인이 시를 쓰고 이여희 화가가 그림을 그린 <황소바람>은북극곰보다 빠른 황소바람을 아이의 눈높이에서 따뜻하게 표현하고 있다.

‘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는 속담처럼, 옛사람들은 한겨울 문풍지 문틈으로 스며들어오는 차고 매서운 바람에 덜덜 떨며 밤을 보내야만 했다. 이정록 시인은 “바람은 속력이 빨라지면 더욱 강해지기 때문에 활짝 열린 창으로 부는 바람보다 바늘구멍으로 부는 바람이 더 춥게 느껴진다”고 귀띔하며 “속담이 비유하듯, 아무리 작은 존재라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작더라도 때에 따라서는 커다란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 3월 25일 출간한 시그림책 ‘황소바람’

시그림책 <황소바람>은 눈으로 볼 수 없는 바람의 크기와 빠르기, 세기 등을 이정록 시인 특유의 시어로 재치 있게 재현해냈다. 보이지 않는 바람과 힘의 속성을 유머러스하면서도 리듬감 있는 동시로 그려내, 글과 그림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도록 했다.

책 <황소바람>은 전혀 예측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흘러간다. 아이가 문구멍에 코딱지를 붙였더니, 황소가 그만 무릎을 퍽 꿇고 만다. 코딱지 하나로 황소를 굴복시켜도 아이는 으스대지 않고 오히려 다친 황소를 걱정한다. 어린 영웅이 자연에 맞서고 힘의 속성을 비트는 이 장면은 유쾌한 상상력으로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이정록 시인은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지만, 또 때에 따라서는 가장 여린 인간이 자연과 세상을 구할 수 있다. 여리지만 자연의 생명력을 닮은 어린이들이 자연을 끊임없이 탐색하며 그 과정을 통해 저마다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사회적협동조합 ‘문화in결성’

한편, 이정록 시인은 결성향교(전교 장재봉)를 학교로 삼아 사회적협동조합 ‘문화in결성’을 만들어 조합원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 3월 23일 결성향교에서 강의 중인 이정록 시인(사진제공 문화in결성)

지난 3월 23일에는 결성향교 명륜당에서 ‘찾아가는 명륜당아카데미 어버이학교’ 를 진행했다. 몇 해 전부터 결성향교와 만해생가에서 ‘만해문예학교’와 ‘선비학교’를 진행해온 이정록 시인은 “올해 성균관으로부터 장의(掌議, 성균관 유생들의 자치기구인 재회의 임원)로 임명받아 선배 장의님들과 인사도 나누고 수업도 했다”고 귀띔했다.

▲ 결성향교 유림들과 기념촬영 중인 이정록(오른쪽 맨앞) 시인

“이곳에서 프로그램을 꾸린 뒤에 여러 책을 발간했습니다. 그중 시집 <동심언어사전>은 2016년 1월 2일에 명륜당에서 시상을 얻어 1년 남짓 신들린 듯 썼지요.(웃음) 이제 또 어떤 글자들이 싹을 틔우고 어떤 깨달음이 열매 맺을까 궁금합니다. 올해도 ‘오래된 미래’를 만나는 기쁨이 서해 물결처럼 잔잔하게 다가오길 기대합니다.”

이정록 출향시인 약력
이정록 시인의 고향은 홍동면 대영리다. 대학에서 한문교육과 문학예술학을 공부하고, 현재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부지런히 시와 이야기를 쓰고 있다. 1989년 ‘대전일보’,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됐고, 박재삼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김달진문학상, 김수영문학상을 받았다. 시집으로 <동심언어사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것들의 목록>, <어머니 학교>, <정말>, <의자>, <까짓것> 등과 산문집 <시가 안 써지면 나는 시내버스를 탄다>, <시인의 서랍>, 어린이 책 <콧구멍만 바쁘다>, <똥방패>, <대단한 단추들>, <지구의 맛>, <달팽이학교> 등을 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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