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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식목일에 만난 심재능 홍성군임업후계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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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식목일에 만난 심재능 홍성군임업후계자회장
  • 이번영 기자
  • 승인 2019.04.04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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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엽송과 아카시아를 심으세요”

윤주선 홍성군산림조합장은 대정초등학교 학생 때 심재능 선생으로부터 나무 한 그루를 상으로 받은 것을 지금도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심재능 선생이 학생들에게 주는 상은 언제나 나무 한 두 그루씩. 그는 가는 학교마다 나무 실습장과 정원을 만들었다. 1975년에는 요철(凹凸)접목법을 개발, 과학환경, 실외환경 공로로 충남교육상을 받아 상금 300만 원과 동남아 11개국 연수를 다녀왔다. 큰나무 중간에 H자 모양 칼 금 두 개를 긋고 양쪽에 대목을쐐기 모양으로 깎아 끼워넣고 비닐을 동여 매는 방법이다.

 

심재능(68·사진)씨는 금당초등학교장 다음에 2014년 예산군 응봉초등학교 공모교장으로 교직을 마치고 나무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그가 평생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공주교대 재학 중 학교 온실을 관리하면서 서울농대 출신 교수로부터 양묘와 양봉을 배우면서부터다. 항상 최신기술을 집에서 실천한 그는 인문계 출신인데도 예산농전, 유성농고, 청양농고 등 학생들이 자주 찾아와 접목과 양묘 실습을 했다.

홍성읍 코오롱아파트 집에서 매일 아침 8시 구항면 청광산 기슭으로 출근해 오후 6시까지 나무 가꾸는 일을 한다. 청광리에는 그가 태어나 살던 집을 별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가 가꾸는 묘목은 해송 3만주, 명자나무 1만 5000주, 상수리나무 1만주, 회양목 500주....조경수로는 밤나무 3000주, 이팝나무 2000주, 산딸기나무 1000주, 목백합 1000주 등 50여 가지다. 산과 전답 2만2000 여 평에 나무를 가꾸고 있다. 홍동면 팔괘리에도 밤나무산 8000평이 있다.심재능씨는 전국임업후계자 홍성군지회장을 맡아 산주들의 권익을 위해 일한다. 전문가적 관점에서 지적과 대안을 쏟아 놓는다.

“홍성군은 전체의 64%가 산입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 비해 임산물 소득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축산업에만 총력을 기울이는 것 같아요. 소나무를 판매하려면 개간, 형질변경 허가를 내고 산림대체조성비를 평당 5000원씩 납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태양광발전소를 만들 경우 그런 절차가 모두 생략되고 5년이 지나면 잡종지로 바꿔주고 싼 이자로 대출 혜택을 줍니다. 팔 집고 헤엄치기죠. 몇해 동안 외지업자들이 앞 다퉈 산을 사들여 수십년된 나무를 베내 이득을 취하고 산림을 훼손했습니다. 민원이 발생하고 임업후계자회에서 문제를 제기했어요. 그래서인지 지난해 9월부터 규정이 바뀌어 태양광발전소도 산림훼손 허가 받아야하고 대체조성비 내고 20년 후 원상복구까지 해야 한답니다. 진작 그랬어야지요”

식목일인데 무슨 나무를 심어야 하나 질문을 던졌다.
“독일은 400~500년 된 상수리나무 하나 팔면 집 두 채 산다고 합니다. 오크라는 술통을 만든다고 합니다. 나무 한 그루가 조상이 물려준 재산입니다. 우리나라는 30년만 되면 베어내기 바빠요. 지금 아카시아나무 직경 60cm 만 되면 200만원 가치가 있습니다. 재질이 단단해 고급주택에 들어갑니다. 아카시아나무는 뿌리가 많아 산을 망가지게 하는데 잘못 알려진겁니다. 중간에 베어내면 사방에서 뿌리가 나오지만 건드리지 않고 기르면 그런 뿌리들이 절대 안 나옵니다. 항가리는 온 산에 아카시아를 심어 꿀도 많이 채취합니다.

아카시아와 싸리나무, 오리나무가 우리나라 산을 오늘처럼 푸르게 만들었습니다. 싸리나무가 산 무너지는 걸 막고 콩과식물인 아카시아와 오리나무가 산을 기름지게 만들었습니다. 요즘 북한에 산림녹화 지원한다는데 이 3가지 나무를 심지 않으면 성공을 못합니다. 음지는 낙엽송이 중요합니다. 일반 소나무보다 3배 이상 비싼 값에 팔수 있습니다. 낙엽송과 아카시아를 권장하고 싶습니다”

나무와 함께 평생을 살면 좋은 점이 무엇인가 물었다. “우선 건강에 좋습니다. 산을 오르내리니 근육이 발달하고 혈압 등 성인병이 없습니다. 주변을 미화하고 산소를 공급하는데 따른 보람도 큽니다. 학교에 재직중 특수학급을 7년간 맡았습니다.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그들과 라면 끊여먹으며 나무를 가꿨습니다. 그들이 커서 고맙다고 찾아올 때 가장 행복합니다. 숲과 나무를 통한 힐링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수학급 학생뿐이겠습니까. 산림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정신적 치유의 자산입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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