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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신문사설/칼럼
산티아고 순례길<30> ‘용서의 문’은 도대체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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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3  19: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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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수 <홍성읍 남장리>

어제와 그제 뜨거운 햇볕에 고생했기때문에 오늘은 다른 날보다 일찍 준비하여 6시20분경에 길을 나섰다. 아직 어둠이 짙은 새벽길에 비야후랑카 후작의 성을 지나 마을 광장을 지나고 오래된 큰 성당을 지나 다리를 지나 길을 걷다가 아스팔트길과 산길로 갈라지는 지점에 이르렀다.

이 마을에 용서의 문이 있다는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마을 끄트머리 숙소에서머문 이들이 산길로 올라가고 있는데 어제 그제 그늘도 없고 거친 산길을 걷느라 힘들었기에 우리는 아스팔트길을 선택했다. 포장길이긴해도 여느 때와 다르게 지나다니는차량이 거의 없고 간간이 나무 그늘이 있고 길옆으로 계곡물이 흐르고있어 걷기에 편했다.

길 떠난 지 두 시간쯤 후에 바가 열려있는 마을이 있어 들어가 오렌지 쥬스를 주문하고 앉아 있는데 로스아르코스에서 같은 방에 머물렀던 유난히 말이 없었던 남자가 오랜만이라고 인사를 건네더니 같이 동행하던 에너지 넘치는 중년의 남자와 함께 우리자리에 합석했다.

말없는 남자가 주문하러 간 사이 에너지 넘치는 남자가 이상하게 길에서 모녀가 함께 걷는  광경은 자주 목격하는데 부자간에 걷는 모습은 자주 보기 어렵다면서 자기는 4년 전에 왔었는데 또 오고 싶어서 두 번째  걷는 중인데 4월 18일부터 시작하여 벌써 우리를 따라 잡고 있는 것이었다.

말없는 남자는 레온에서 만나 함께 걷기 시작했고 혼자 외로워 보여 같이 걷기 시작했는데 몇 년 전 암 수술을 하고 항암치료 후 회복 중에 있는데 힘들게 걷는 중이어서 매일 30˜40킬로미터씩 걷던 속도를 줄여 같이 걷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유난히 마르고 처음 본 날부터 인사를 건네도 별 대꾸가 없어서 같은 한국인하고 말하기가 싫은가하고 의아했는데 그런 사연이 있는 분이었다.

산골짜기를 따라 마을이 자주 나타나 별로 심심하지 않게 걸었는데 우리의 목적지와 가장 가까운 마지막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 시냇가에 소망을 담은 쪽지가 주렁주렁  달린 나뭇가지가 있고 나무 그늘 밑에 예쁜 나무 벤치가 놓여 있어 배낭 내려놓고 양말까지 벗고 쉬다가 걷기 시작했는데 바로 앞에 예술가 냄새가 퐁퐁 풍기는 작은 가게를 보았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제공하는듯 여러 가지 크기의 그림붓과 물감이 놓여 있고 가게 안에는 순례자들이 쓴 듯한 글과 그림이 있는 종이들이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고 가게 맞은편의 텃밭에는 독특한 모양의 허수아비들이 있었다.

이 마을로부터 약 3km 더 올라야해발 900미터지점에 우리가 머무를 숙소가 있는 마을이 있는데 어제보다는 걷는 길도 편하고 그늘지고 바람도 약간 불어 비교적 수월했지만  짐을 지고 있는지라 힘이 안들 수는 없었다.

마을을 6분 거리에 남겨두고 잠시 쉬다가 다시 길을 오르는데 마을입구에서 말을 탄 남자가 세 마리의 말을 이끌고 길 한가운데 나타났다. 좁은 길의 난간에 가까스로 몸을 비껴 지나갔는데 이곳에 와서 초원에 있는 말은 많이 보았지만 길 한가운데서 말을 타고 지나가는 사람은 처음 만났다.

마을입구에서 100m 아래지점에 숙소가 있는데 숙소 건너편 산봉우리에 꽃이 만개해 완전히 핑크빛 동산이었다. 오늘의 숙소는 독일 순례자협회에서 운영하는 알베르게인데 역시 독일 이미지에 걸맞게 시설도 좋고 깨끗한데 단점은 샤워실이 남여 각 1개밖에 없고 와이파이가 없다는 것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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