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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주진익<금마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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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 주진익<금마중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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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5.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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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의 민주적 리더십 교장을 원한다
▲ 주진익<금마중학교장>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만족도가 가장 높을까? 한국고용정보원에서 발표한 2016년 직업만족도 조사에서 만족도가 높은 순위는 판사, 도선사, 목사 순으로 나타났다. 교직을 기준으로 초등학교장이 6위, 초등학교 교사 17위, 중등학교장 26위, 중등학교 교사 29위로 기록됐다. 또한 자신의 직업을 자녀에게 대물림하고 싶은 순위는 초등학교장과 판사, 장학사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조대연교수 연구에 의하면 학교장의 리더십이 교사의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왜 교장 자신이 보는 교장과 교사의 평가가 간극이 존재하며,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교장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초중등교육법 제20조 1항에 ‘교장은 교무를 통할(統轄)하고 소속직원을 지도·감독하며 학생을 교육한다.’로 규정되었다. 교장에게 교무 통할권과 교직원의 지도와 감독권, 학생의 교육권이 주어져 있다. 이는 곧 학교의 모든 영역인 업무관리, 교직원 인사, 학생의 교육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교육활동 전반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철학, 개인과 집단을 이해하고 동기를 유발시키는 인간관계, 그리고 교육공동체들을 학교의 공동 목적을 위해 조정하고 통합하는 기술 등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교사들은 왜 교장이 되려고 노력할까? 김이경·김미정(2013)이 연구한 ‘초·중등 교사들의 교장직 선택 요인 분석’에서 우리나라 교사들이 교장으로 승진하고 싶은 이유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지위상승과 사회적 명예 등 이차적 혜택과 교장직을 통해 누릴 수 있는 근무여건 때문이라는 외재적 요인에 높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문성 신장과 학교변화의 영향력과 같은 내재적 요인에는 낮게 반응하고 있다. 즉 교사들이 교장직의 본질적인 특성보다 교장직으로 인해 부여받은 혜택에 대하여 더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에서는 어떤 교장을 원하고 있는가? 교사들은 지시와 통제에 의한 수동적 가치관 중심의 ‘업무형 관리자’보다 창의성과 다양성이 발휘되는 능동적 가치관 중심의 ‘민주적 리더’로서의 교장을 원하고 있다. 교장은 교육의 시대적 흐름과 요구, 구성원의 현재와 미래, 교육의 비전과 실제 등의 철학이 확고해야 한다. 또한 대화와 소통, 솔선수범, 이해와 공감, 존중과 배려의 민주적 과정을 통하여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학교 구성원의 자발성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민주적 리더십의 실행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새로운 학교문화가 창출될 때 학교가 변화되고 행복한 교육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2014년 8월 29일 선사고등학교에서 영화 같은 이임식이 이루어졌다.  교장실에서 마지막 업무를 보던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의 손에 이끌려 옥상으로 안내됐다. 5층 옥상까지 올라가는 동안 계단에는 축하와 아쉬움이 담긴 손팻말 편지를 들고 줄줄이 서 있고, 옥상 위에서 내려다본 운동장은 전교생 700여명이 운동장 크기의 인간하트를 만들고 카드섹션을 연출했다. 감동의 드라마는 ‘권위를 내려놓아 권위를 찾은 민주적 리더십’으로 교육공동체와 소통하며 교육의 본질에 충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학교에 그런 교장선생님들이 근무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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