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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귀 닫은 주민자치센터 … 속 끓는 수강생·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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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취재> 귀 닫은 주민자치센터 … 속 끓는 수강생·강사
  • 나지영 기자
  • 승인 2018.04.13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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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 운영,강사배치 과정이 민주적으로 이뤄져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 및 문화복지시설로서의 역할수행의 목적으로 설립된 주민자치센터는 현재 11개 읍면에서 운영중이다. 편리한 접근성과 저렴한 수강료, 원하는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장점으로 주민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2016년과 2018년 주민자치센터 운영방식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방식이 독단적이고 투명하지않다는 것이 핵심주장이다.

▲ 주민자치센터 수강생이 군청 홈페이지에 게재한 항의글.

통보방식의 프로그램 운영

수강생들이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 운영방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것은 2016년이다. 홍북읍주민자치센터 수강생 국 모씨는 자신이 수강하고 있는 요가 프로그램의 수업 횟수,시간이 변경된 사유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유를 제시해달라는 민원을 군청 홈페이지에 올렸다. 민원이 제기되자 당시 홍북읍주민자치센터 담당자는 주민들의 다양한 프로그램 개설요구와 운영예산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답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8년, 홍성읍주민자치센터에서도 프로그램 변경계획이 수강생과 강사에게 일방적으로 통보되는 일이 발생했다. 담당자는 강사에게 문자로 프로그램 폐강결정을 통보했다. 수강생과 강사의 강한 항의로 프로그램은 다시 재개되었지만 프로그램 수업요일이 바뀌었고 홍성읍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관리 담당자는 직책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부당한 강사배치도 의문”

강사들은 한명의 강사가 두 개의 프로그램을 맡는 강사배치방식도 부당하다는 지적에 나섰다. 모 강사는 자신의 프로그램이 실버요가로 대체된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대체프로그램을 맡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이미 내정된 강사가 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주장했다. 확인결과, 내정된 강사는 이미 실버요가와 유사한 요가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즉, 한 강사가 유사한 성격의 두 개의 프로그램을 맡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한 강사가 두 개의 프로그램을 맡는 경우는 특정 주민자치센터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다.

2018년도 기준, 읍면별 주민자치센터 중 홍성,홍북,광천,서부 주민자치센터에 소속된 강사 중 5명의 강사가 2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1반, 2반의 형태로 동일한 프로그램을 다른 시간 때 진행하거나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맡았다. 이에 대해 각 주민자치센터 관계자는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강사 수가 적을 때, 한 강사가 두 개의 프로그램을 맡기도 한다”고 밝혔다. 강사들 모두 자격과 절차상 문제없이 선발됐다는 것이 공통된 설명이다. 홍성군주민자치센터 설치 및 운영 조례안에는 한 명의 강사가 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의 수는 정해져있지 않다. 일부 주민자치센터는 내부규정으로 한 강사당 최대 두 개의 프로그램까지 맡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 일부 강사들은 한 명의 강사가 1개의 프로그램을 맡는 일반적인 상황에서 벗어난 ‘특례’라는 지적이다.

내부결정에 가로막힌 수강생과 강사

주민자치센터는 프로그램 운영계획, 강사배치 등은 ‘내부결정’사항이기 때문에 수강생과 강사에게 사전에 알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모 주민자치센터 관계자는 프로그램, 강사 등 세부적인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수강생과 강사와 논의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변경계획은 과정의 하나 하나를 수강생과 강사와 공유하지 않는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들의 수요 조사를 토대로 주민자치위원회가 프로그램 변경계획을 확정하면 수강생과 강사에게 알리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 전반에 대한 결정권을 가진 주민자치위원회는 해당 읍면에 거주하거나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는 주민들로 구성돼있다. 주민자치센터 수강생 오씨는 “주민자치프로그램에 대해 수강생들의 의견을 듣지않고 알아서 결정하고 통보하는 방식은 소통, 참여를 중요시여기는 주민자치센터의 운영기조에 빗나가고 있는 것”이라며 자율적 운영이 독단적 운영으로 변질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군은 주민자치센터의 내부문제는 주민자치센터가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청 행정지원과 관계자는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운영, 강사선발 전반은 주민자치센터가 관리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군청에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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