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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의 녹색이야기/ ‘미투’에 어깨걸고정영희<장곡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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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9  08: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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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희<장곡면>

요즘 우리 사회는 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봇물처럼 터지고 있다. 법조계, 연예계, 문화계, 정치계를 비롯 대학교와 초.중,고에서 나도 당했고 당하고 있다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나 학교다닐 때’하며 누군가 말하자 ‘그때 나도 당했다’며 ‘스쿨 미투’도 생겨났다. 게시판에 오르지 못한, 아직 꺼내지 못한 무수한 말들이 혁명의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듯 여기저기서 술렁인다. 우리사회 여성의 90%가 성폭력을 경험했다고 한 통계는 말한다.

어릴 때 살던 동네의 한 언니가 옆집 아저씨한테 성폭행을 당했다. 어느 날 언니는 조용히 사라졌다. 가족들이 서울로 보냈다고 했다. 그 후 동네에서 언니를 본적이 한 번도 없다. 죄를 지은 사람은 남아서 잘 사는데, 수치스러워 유배당한 사람은 언니였다. 기억을 뒤져보면 내가 길거리에서, 학교에서, 버스 안에서 당한 일, 내 친구가 당한 일, 내 친구의 친구가 삼촌으로부터 10여 년간 당한 폭행들도 당당히 말해지지 못했다. 보호해줄 사람도 법도 없기 때문이었다. 성폭력은 별 문제가 아니야라고 사회는 답해왔다.

성차별에 항의하는 미투도 진행중이다. 얼마 전 교황청 기관지 산하 월간지인 ‘여성 교회 세계’는 3월호에서 많은 가톨릭 수녀들이 추기경, 주교 등 고위 성직자들과 지역 교구를 위해 청소와 요리, 다림질 같은 허드렛일을 노예와 비슷한 상태에서 감당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이 부당한 행위들은 “여성이 남성보다 덜 중요하고, 특히 교회 내에서 신부는 절대적이지만, 수녀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사고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진보적이라 불리는 프란치스코 교황도 여성이 사제가 되는 길을 허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아주 오랫동안 성차별사회였다. 이것은 단순히 여성이 차별받는 사회라는 것을 넘어, 누가 누구를 지배해도 된다는 것을 가르치고 강화한다. 이로 인해 모두는 가해자가 되고 피해자가 된다. 벨훅스는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에서 ‘여자든 남자든 태어날 때부터 성차별주의적 사고와 행동양식을 받아들이게끔 사회화’되었다고 말한다. 이런 사회에선 여자도 성차별주의자로 길러진다. 많은 어머니들이 아들을 선호했고, 딸을 죽였으며, 딸이 강간을 당했을 때 멀리 유배보냈다. 남자들은 ‘왕’의 자리를 보다 쉽게 차지할 수 있는 환경 탓에 자신이 현재 휘두르는 것이 칼인지 아닌지를 구분하지 못한다.

보다 더 안전한 사회를 지향한다면, 좀 더 존엄한 세상을 꿈꾼다면 페미니즘을 공부하자. 페미니즘이란 다름 아닌 억눌린자의 위치에서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공부다. 존중하는 사회가 어떤 사회인지 찾고 깨닫게 하는 공부다. 직장에서, 마을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하자. 학교에서 가정에서 가르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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