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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칼럼/ 오배근<충청남도의회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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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칼럼/ 오배근<충청남도의회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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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2.0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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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새롭게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 오배근<충청남도의회 도의원>

임진왜란 때 왜군을 물리치고 나라를 지켜낸 공로는 전국 각지에서 분연히 떨쳐 일어났던 의병들과 바다의 주도권을 한순간도 적에게 빼앗기지 않았던 이순신 장군, 그리고 영의정으로서 국난을 극복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던 유성룡에게 가장 많았음이 자명합니다. 전란 중에 진주성이 함락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실의에 빠져있던 유성룡에게 이순신 장군은 재조산하(再造山河) 라는 문구를 적어 보냈습니다. 재조산하란 ‘나라를 다시 만들다.’ 라는 뜻입니다. 마침내 전란이 끝난 뒤, 고향인 하회마을로 낙향한 유성룡은 임진왜란 당시의 참상을 기록한 징비록이란 책을 저술합니다. 징비란 ‘지난 잘못과 비리를 경계하여 삼간다.’ 라는 뜻입니다. 한편 2017년 10월 문재인 대통령은 안동 하회마을과 유성룡을 모신 사당인 병산 서원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당시 방명록에 ‘재조산하와 징비의 정신을 다시 새깁니다.’ 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지금 홍성은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군청 청사 이전과 구도심 공동화 대책, 내포신도시의 안착과 정주여건 개선문제, 광천 역사 부지를 포함한 광역교통망 정비 문제 등등. 노파심에 미리 말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을 놓고 지난날 홍성군정을 담당했던 선배님들의 노력을 가벼이 여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 예로 ‘군청 청사 이전문제’를 들어보겠습니다.

홍성군에서는 2016년 6월, 50여명의 선정위원들을 위촉해 ‘청사입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2017년 12월까지 최종 입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몇 차례의 회의만 남긴 채 더 이상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이처럼 서로 날을 세우다 탁상공론에 그치며 지지부진해지는 수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와 같은 사람, 같은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한 사람의 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방안이 아니라 그동안 이런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왔던 홍성군민들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분명 군민들의 수많은 지혜 중에 해결방안이 있습니다. ‘군민이 결정하면 군은 반드시 실행한다.’ 라는 신념으로 새롭게 시작해야 합니다.
지난 해 정부는 전문가와 500명의 시민참여단으로 원전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여 3개월 동안의 토론을 통해 ‘신고리 5, 6호기 건설 재개, 원전 축소.’ 라는 결론을 이끌어냈습니다. 이것이 ‘숙의 민주주의’의 좋은 사례입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쓸데없는 짓에 돈과 시간만 낭비했다고 트집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토론의 중요성에 대해 소홀히 여기거나, 국민을 무지하다고 간주하는 낡은 사고방식에 사로잡혀있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이제 우리는 미래홍성을 위한 방명록에 ‘지난날을 징비하고 재조산하, 아니, 재조홍성(再造洪城)을 이룩해 나가겠습니다.’ 라고 적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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