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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당진시 면천면 ‘두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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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포길 주변의 숨겨진 이야기/ 당진시 면천면 ‘두견주’
  • 김정헌<동화작가·내포구비문학연구소장>
  • 승인 2017.11.21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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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의 효심으로 빚어진 면천 두견주
▲ 면천 안샘 모습.

우리고장 당진시 면천면에서 주조되는 두견주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전통주이다. 진달래꽃의 다른 이름인 두견화(杜鵑花)에서 유래된 면천 두견주는,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로 선정될 만큼 명성이 높은 전통주이다.

당진시 면천면 면천읍성 효공원 안에는, 두견주의 유래가 되는 안샘이 있다. 안샘은 면천읍성 안에 위치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두견주의 유래가 되는 전설을 품고 있는 샘이다.

옛날 학창시절 역사시간에 왕건을 도와서 고려를 세운 개국공신으로, 홍유· 배현경·신숭겸·복지겸이 있다고 배웠다. 이들 인물 중에서 복지겸(卜智謙)은 면천 출신으로 전해온다.

어느 때인가 복지겸은 원인모를 중병에 걸려서 날로 악화되고 있었다. 병치료를 위해 고향에 내려와서 휴양을 하고 있었지만 원인도 모르고 백약이 무효였다. 아무리 좋은 약을 써 봐도 치료가 되지 않으므로 식구들은 걱정이 태산 같았다.

이때 복지겸에게는 영랑이라고 부르는 열일곱 살 된 효성 깊은 딸이 있었다.

영랑은 아버지의 병에 차도가 없으므로 안타깝기 이를 데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서 뒷산 아미산에 올라가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백일기도를 드렸다. 백일기도를 드리던 마지막 날에 산신령이 나타나서 아버지의 병에 좋은 약을 가르쳐주었다.

▲ 두견주의 유래가 되는 안샘 설명 비.

산신령은 영랑에게 말하기를,

“너의 효성이 너무 지극하므로 아버지에게 좋은 약을 처방해 주느니라. 내일 집으로 내려가서 아미산에 핀 진달래꽃과 찹쌀로 술을 빚어라. 술을 빚는 물은 반드시 안샘에 있는 물을 사용해야 할 것이니라. 이렇게 술을 빚어서 100일이 지난 다음에 마시고 나서 은행나무를 심고 정성을 드리면 나을 수 있을 것이다.”

복지겸의 딸 영랑은 산신령이 가르쳐준 대로 집으로 내려와 안샘 물을 길어와 진달래꽃과 찹쌀로 정성껏 술을 빚었다. 100일 후에 복지겸은 딸 영랑이 빚은 술을 마시고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 전설이다.

옛날부터 지금까지 면천 두견주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한데, 그 이유 중의 하나가 면천의 물맛이 좋기 때문이라고 한다. 면천 물맛이 좋다고 알려진 근원은, 바로 면천 아미산 아래 읍성 효공원에 위치한 안샘이다. 면천 두견주는 맛좋은 물과 함께 복지겸의 딸 영랑의 효심으로 빚어진 약주(藥酒)인 것이다.

지금도 면천 안샘은 두견주의 유래와 영랑의 효심을 가득 안고 철철 흘러넘치고 있다. 또한 복지겸의 딸 영랑이 술을 빚고 은행나무를 심어서 정성을 드렸다는 은행나무 두 그루가 옛 면천초등학교 교정에 전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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