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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습과 생활의 지혜 담긴 절기음식<10>/ 10월 시절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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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습과 생활의 지혜 담긴 절기음식<10>/ 10월 시절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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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6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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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숙<홍성요리학원 원장>
▲ 변씨만두와 팥시루떡.
▲ 조병숙<홍성요리학원 원장>

우리민족은 옛 부터 10월(음력)을 ‘상달(上月)’ 이라 불렀다. 상달은 1년 중 ‘가장 좋은 달’, ‘복된 달’, ‘으뜸 달’이라는 뜻이다. 일 년 농사를 모두 거두어 들여 곳간마다 오곡백과가 가득하니 먹지 아니하여도 배가 부르고 춥지도 덥지도 않은 때인 것이다. 또한 이 시기는 수확한 신곡신과(新穀新果)를 하늘과 조상님께 감사의 예를 올리는 기간으로 민가에서는 가장 높은 달이라 한다.

한편 고대 사회의 제천의례(祭天儀禮)와 관련된 기록은 중국의 문헌인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동이전(東夷傳)에 있다. 예로부터 음력10월에는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니 고구려(高句麗)에서는 사당을 세워 귀신(鬼神), 사직(社稷), 영성(靈星)에 제사 지내는 제천의례가 있었는데 그것을 동맹(東盟)이라 했다. 이 밖에도 예(濊)의 무천(舞天)을 비롯하여 마한(馬韓)에서도 농공(農功)이 끝난 후인 10월에 제천의례를 올렸다. 근대 국가에 와서도 음력 10월 이면 상달고사를 비롯하여 개천제(開天祭)와 시제(時祭)를 지내는 것은 고대 제천의례의 유습으로 볼 수 있다.

10월에는 수확의 계절, 풍요의 계절인 만큼 시절음식도 많은데 시절음식으로 난로회(煖爐會)와 변씨만두(卞氏饅頭), 멥쌀 떡 만두, 김치만두, 신선로(神仙爐; 열구자탕(悅口資湯), 연포탕(軟泡湯), 애탕(艾湯), 밀단고(蜜團?; 경단 류) 등이 있으며 고사떡으로는 추수감사의 의미로 붉은 팥 시루떡, 무시루떡 등이 있다. 이 가운데 3개 음식을 소개한다.

난로회
숯불을 지핀 화로를 가운데 놓고 번철(燔鐵; 솥뚜껑처럼 생긴 둥글고 넓적한 무쇠그릇)을 올려 쇠고기에 기름, 간장, 파, 마늘, 고춧가루로 조미하여 굽거나 볶아서 둘러앉아 먹는 것으로,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먹는 추위를 막는 시절음식이다. 현재 전골은 여기서 유래하였다.

변씨만두
밀가루(메밀가루)로 만두껍질을 만들고 채소, 닭고기, 돼지고기, 꿩고기, 두부, 파와 양념을 합하여 소를 만들어 세모모양으로 빚어 장국에 익혀 먹는다. 만두이름을 변씨만두라고 한 것은 변씨 성을 가진 이가 처음 만들었다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붉은 팥 시루떡
멥쌀을 불려 가루로 하여 소금 간을 하고 설탕을 적당히 넣어 단맛을 낸다. 팥고물은 통팥을 무르게 삶아 찧어 소금으로 간한다. 시루에 팥고물 한 켜, 쌀가루 한 켜 이렇게 되풀이하여 안쳐서 쪄 낸다. 붉은 팥은 잡귀를 물리치는 색이라 하여 고사떡으로 쓰고, 경사 때는 거피팥을 쪄서 흰 고물로 하여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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