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홍성, 역사도시를 꿈꾸다①/ 구도심, 한국대표 역사도시 발전 원동력
상태바
홍성, 역사도시를 꿈꾸다①/ 구도심, 한국대표 역사도시 발전 원동력
  • guest
  • 승인 2017.04.19 13: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역사도시

홍성은 국가사적 제231호 홍주성과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한 역사도시다. 내포신도시 조성 이후 홍성 구도심이 상대적으로 쇠퇴할 위기에 있어 현재의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하는 동시에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역사도시 활성화’의 전문가인 홍성 출신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대학 도시건축 공학박사 이창섭 씨의 기고를 통해 홍성인 모두 구도심에 대하여 고민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그의 기고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 하이델베르크 고성 전경.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유럽 역사도시 중 하나로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에 위치. 현재 하이델베르크성, 중세의 건축물, 시가지와 대학 등이 남아 잘 정비되어 관광과 교육의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사진 제공=생태도시재생연구소
유럽에는 독일 하이델베르크(Heidelberg), 프라이부르크(Freiburg), 스페인 빌바오(Bilbao), 그라나다(Granada), 프랑스 아비뇽(Avignon), 이탈리아 볼로냐(Bologna), 스코틀랜드 에덴버러(Edinburgh), 체코 프라하(Prag) 등 다수의 역사도시가 현존한다. 하지만 한국에는 역사도시로 선명한 인상을 주는 도시는 거의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하이델베르크 시가지 전경네카강(Neckar) 주변의 하이델베르크 성령교회(Heiliggeistkirche), 대학 등이 위치한 중세의 시가지가 잘 정비된 하이델베르크 시가지 전경. 사진 제공=생태도시재생연구소
서울을 조선왕조의 500년 도읍지로 600년 역사의 오래된 역사도시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7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발전기에 무분별하게 경제적인 논리로 개발된 아파트와 고층빌딩이 도시의 경관을 지배하고 있고 그나마 남아있는 도시내부의 역사문화재는 주변지역과 연관성 없이 남아있는 형상이다. 즉, 500년 도읍지인 서울이 역사도시가 아닌 무분별하게 개발된 지역이 많은 현대적인 도시이며, 도시내부에 옛 역사문화재가 관광지로 정비되어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의 지방 도시도 비슷한 형상이거나 서울에 비하여 역사문화재의 재현과 정비가 미흡한 실정이다.

▲ 프라이부르크 가로 전경. 구도심 안에 위치한 중세시대의 모습이 남아있는 수로, 자연석으로 조성된 거리의 바닥마감, 고택과 상점이 보이는 프라이부르크 구도심의 가로 전경. 가로의 자연스러운 조경이 중세의 풍경과 잘 어울어진다. 사진 제공=생태도시재생연구소
오랜 역사를 가진 왕조가 다수 있었던 한국에 ‘역사도시’로 인식되는 도시가 많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70년대와 80년대 급속한 경제발전기에 무분별한 개발논리로 도시가 성장했고, 1990년대 이후 역사도시로 발전하기 위한 계획이 미흡했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현시점에서 한국형 역사도시에 대한 정의가 불명확하다는 것이 역사도시 조성을 하는데 어려운 점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최근 개념적 정의 없이 한국의 역사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다양한 계획이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 프라이부르크 가로 전경.중세 모습이 잘 정비되어 있는 구도심의 방문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이다. 사진 제공=생태도시재생연구소
일반적으로 역사도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플로이(D.L. Floey)의 펜실베니아 대학 한 논문에 기술된 ‘역사도시’는 도시학적인 개념만은 아니며, 문화적·기능적, 경제적인 포괄적인 분야와 연계되어 있다. 또한 멈포드(L. Mumford)의 ‘역사안의 도시(The City in History)’라는 저서에는 역사도시의 개념에는 과거의 지난 시간만이 아닌 일정한 지역에 한정되어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변화된 문화와 역사적 의미의 변화를 내포하고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 홍성 구도심 주거지 전경(2009년).홍주읍성 내부 2009년의 주택가 문화로 175번길 전경. 현재는 북문지 정비로 인하여 일부 주택이 철거된 홍주읍성 내부의 전형적인 주택가 가로 전경. 낙후되어 있는 주택과 가로의 중앙에 멀리 세광엔리치 아파트가 보인다. 역사도시로 발전하기 위하여 주택, 거리와 공공디자인은 물론이고 도심부에서의 전경까지 계획되어야 한다. 사진 제공=생태도시재생연구소
‘한국의 역사도시’는 단순히 오래된 도시나 그 지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 지역이 도시 정체성을 유지하며,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변화하여 그 고유의 문화적 가치가 있는 지역을 말한다. 즉, 역사도시는 과거의 역사유적이 다수 남아 있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거주자의 지역 문화가 변화, 발전해온 지역을 말한다. 이를 통하여 다른 지역과는 차별성이 있는 지역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만이 역사도시라 정의 될 수 있다.

▲ 홍성 구도심 전경(2003년)법원, 검찰청, 세무서 등 관공서가 이전하기 전 2003년의 홍주성 전경. 역사문화재와 관계없는 현대적인 건축물로 역사도시의 형상으로 인식되지 않는다. 사진 제공=홍성군 문화관광과
한국 지방도시의 경우에는 ‘읍성’, ‘관아’등 근대화 이전의 역사문화재의 흔적이나 부분이 남아 정비가능하며, 일제강점기와 경제개발기의 도시구조의 변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시로, 그 안에 아직 거주자가 남아 있어 지역의 정체성이 명확한 도시라 할 수 있다. 한국에 이를 충족시키는 지방도시는 많지 않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의 역사도시로서 홍성의 의미는 상당히 크다. 현재 홍성 구도심의 모습은 주거지가 정비되지 않고 다수의 관공서가 이전하여 도심의 의미를 상실하고 쇠퇴하고 있다. 하지만 홍성 구도심의 중심부에는 국가지정문화재 제231호 ‘홍주읍성’이 있으며, 약 870m에 이르는 성곽이 잘 보존 정비되어 있고 다수의 역사문화재가 복원 및 재현되어 있다. 단순히 문화재가 다수 남아 있다는 사실만이 역사도시로서의 의미가 크다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부분은 아직까지도 홍주성 내부 지역에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것이며 홍성의 구도심이 역사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 이창섭<생태도시재생연구소 소장·공학박사>
현재까지 쇠퇴하고 있는 홍성 구도심은 한국을 대표할 역사도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며, 세계적인 역사도시로 발전가능하다. 이를 위해 어느 때보다 지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