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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홍남초 송이슬 신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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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홍남초 송이슬 신규교사
  • 노진호 기자
  • 승인 2017.03.08 0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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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같은 선생님 되고 싶어요”

▲ 홍남초 송이슬 선생님이 지난 6일 첫 수업을 하고 있다.
긴장됐던 ‘첫 수업’ 아쉬움 남아

“룩 앳 미(Look at me)!”-“룩, 룩, 티쳐(Look, Look, Teacher)!”

지난 6일 오전 9시50분부터 10여분 간격으로 홍남초등학교 5학년 5반 교실에 울려 펴진 소리다. 얼핏 보면 베테랑 교사의 교습법 같지만, 알고 보면 새내기 교사의 자구책이다.

논산 연무고등학교와 공주교대 사회과교육과를 나온 송이슬(23) 선생님은 지난달 22일 홍성교육지원청에서 임용장을 받은 신규 교사다. 송 선생님은 지난 1월 말 초등교사 임용고시 최종합격 통보를 받고 지난달 중순 홍남초 배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중학교 때부터 교사가 꿈이었고, 졸업하자마자 한 번에 임용고시에 붙어 정말 기뻤지만 부담이 컸다”며 “대학 때 실습은 했지만, 그때는 내 수업만 잘하면 됐다. 담임을 맡아 아이들 생활의 전반적인 것을 챙겨야 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도청 공무원이어서 2년 전쯤 내포로 이사 왔다. 첫 발령지가 낯설지는 않아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송 선생님이 개학 전까지 가장 고민한 것은 ‘아침활동(등교 후부터 1교시 전까지)’이었다.

그는 “애들이 학교에 빨리 오고 싶게 만들고 싶었다. 친해지기 위해 대화를 많이 한다. 5학년 5반 23명에게 아침은 뭐 먹었는지, 주말에는 뭐 했는지 등을 일일이 물어본다”고 설명한 후 “개학 첫 주(2~3일) 때도 바로 수업을 하지 않고 친해지기 위한 시간을 가졌다. 학급 규칙이나 반가, 반 이름 등을 상의해서 정했다. 우리 반 이름은 ‘행버거반(행복한 마음으로 버거운 일을 서로 거들어 주는 반)’”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송 선생님의 첫 수업은 다행히(?) 주특기인 사회과목으로, 사회과목이 재미있는지 재미없는지 물어본 후 원하는 수업 방식이라는 주제로 ‘짝 토론’ 시간을 줬다.

아이들은 선생님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게임으로 하자, 영화를 보면서 하자’ 등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물론 가끔씩 ‘룩 앳 미!’라는 말로 장내 질서를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대망의 첫 수업을 마친 후 송 선생님은 “준비를 한다고는 했는데 아이들이 재미를 덜 느낀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쉽다”며 “예상보다 발표를 적극적으로 해 고맙기는 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오늘 나온 의견은 많이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제 첫발을 내디딘 송 선생님이 꿈꾸는 교사는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존 키팅(로빈 윌리엄스)처럼 친구 같은 존재다.

그는 “가장 어려운 것은 관계형성 같다. 친구처럼 대하고자 하는데 그 기준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그 선을 지키는 게 어려운 것 같다”며 “교장선생님에게 첫 제자가 군대 가서 편지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부러웠다. 평생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송이슬 선생님은 끝으로 “내가 쓰는 집중구호처럼 아이들이 늘 나를 바라본다는 생각을 갖고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홍남초 배성진 교장은 “송 선생님은 성격이 밝고 적극적인 분”이라며 “아직 어린 나이지만, 뚜렷한 교육관을 갖고 있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격려했다.

아이들만큼 밝은 미소를 가진 송이슬 선생님의 교사생활에 ‘꽃길’만 펼쳐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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