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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홍성읍 오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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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홍성읍 오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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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9.0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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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집

▲ 최현주<홍성읍 오관리>
여름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 아버지 생전에 행복하게 살았던 그때 그 집으로 돌아왔다. 꼭 26년만이다.

나는 지금 허물어져가는 옛집을 바라보고 있다. 유년에 행복하게 뛰놀던 마당을 서성이며, 그저 사라져간 먼 시간을 회상해 본다. 모든 것이 떠나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내 그리움의 발원지가 사라져가고 있다. 뒤늦은 후회가 밀려온다.

훗날 나이 들어 고향집에 머물겠다 싶어 간직하고 있던 추억의 옛집이, 앳가심이 되어 더 이상 팔리지도, 들어와서 살겠다는 사람도 없다. 고심 끝에 온 이곳은 그 곳이 아니었다.

조용하고 깨끗했던 일명 ‘공무원주택지역’이, 어쩌다 홍성의 대표적인 ‘노후 불량 주택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 되었는지….’

어느 날 “재개발 사업으로 쾌적하고 질 높은 홍성지역의 대표적인 주거지역으로 변모하게 될 것”이라고 십 수 년을 떠들어 대며 추진해왔던 사업은, 축소개발이라는 미명아래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오히려 국가적, 사회적 성장 혜택으로부터 더 멀어지고, 더 소외되어, 낙후된 지역으로, 달동네로 전락하고 말았다.

잘 될 거라고, 좋아질 거라고, 검토하고 있다고 하는 동안, 집이 허물어져도 함부로 고칠수 조 차 없도록, 주민들의 사유재산에 대한 권리행사 또한 규제해 놓고, 차일피일 일 년 이년 십 수 년이 흐르는 동안, 쾌적하고 질 좋은 주거지역의 기대감은 산산이 부서졌다.

그로 인한, 권리와 재산상의 불이익은 고스란히 해제 당한 주민 개인의 몫으로 돌아왔다.

△안전취약 건물로 인한 화재발생시 소방시설 미흡 △도시가스 미설치 △오·폐수 설치불량 △불량도로, 제반시설 등등.

전국 어디에 살든지 기본적인 삶의 질 조차도 보호받지 못하고 겨울이면 연탄배달조차 힘들어 남들보다 더 비싼 가격에 들여 놓는 집. 홍성읍내 한복판에서 도시가스 미설치로, 석유 배달시 골목이 너무 좁아, 이 골목 저 골목 남의 집 담장을 넘어 석유를 주유해야 하는 집들이 허다하다.

어디 이것뿐이던가! 더 이상 주민 공람, 주민여론 수렴 등등 관련 절차라는 이유를 들며 지체하는 동안, 주민들은 올해도 돌아올 겨울이 무섭고 두렵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했다. 주민 모두가 불편한 작금의 현실 앞에, 찻잔속의 태풍으로 머물러 있지 않기를 바란다.

현재 마을에서 추진 중에 있는 ‘2017년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과 관련, 새뜰마을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 쾌적한 주거지로 새롭게 정비되기를 기대해 본다.

‘춘래불사춘’, 긴 겨울의 끝이, 올 겨울이 마지막이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관계기관에 몸담고 계신 여러분께, 도대체 “뭣이 중 헌디”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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