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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상경마장 원점에서 새 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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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상경마장 원점에서 새 출발해야
  • 홍성신문
  • 승인 2016.08.2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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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친 화상경마장 유치 문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화상경마장 유치에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고수하던 홍성군이 한발 물러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이 문제를 풀어갈 제3의 민관협의회 구성에 합의하였다. 민관협의회는 사회의 여러 주체들 간 협력으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정기제로서 이번 사안에 매우 유효해 보인다. 민관협의회는 정책결정 과정에서 전문가를 포함한 시민의 참여를 통해 정책결정의 정당성과 책무성을 높이고 정부와 시민 간의 신뢰와 갈등해결을 기반으로 한 합의를 통해 더 나은 정책을 이끌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곧 출범하게 될 민관협의회가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 위해서는 홍성군의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협력이 요구된다.

이런 변화된 시점에서, 홍성군은 화상경마장에 대한 편향적이고 일방적인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 홍성군은 화상경마장이 가는 곳마다 찬반양론으로 갈라져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시설임을 잘 알면서도 화상경마장 유치를 밀실에서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오늘과 같은 상황을 초래한 책임이 무겁다. 시민사회 단체의 반대에 부딪치자 뒤늦게 주민여론수렴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다수가 원하지 않는다면 유치를 철회하겠다고 공언했다. 공언은 했지만, 지금까지 줄곧 사행성 피해에 대해서는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고 있다. 그리고 세수 증대와 청소년 및 어린이들까지 이용할 수 있는 문화 오락시설이라며 노골적으로 화상경마장 유치의 정당성만을 주장하며 여론을 호도해왔다. 홍성군의 공정한 태도 변화 없이는 민관협의회가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다고 믿기 어렵다. 지금부터라도 홍성군은 공정한 입장을 유지해 찬성이든 반대든 주민들이 자유롭게 주장을 펼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

다음은 화상경마장 문제에 대한 홍성군의회의 한심한 상황인식과 직무태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주민을 대신하여 집행부의 독주를 막고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이 그 첫 번째 임무일진대 지금껏 홍성군의회는 이 문제에 대한 어떠한 책임 있는 행동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우리 군과 같은 시기에 화상경마장 유치를 검토했던 청주시의회는 사행성으로 인한 주민피해를 이유로 유치반대 입장을 일찌감치 선언하여 유치갈등을 조기에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비교하면 홍성군의회의 강 건너 불구경 식 대응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최소한 내부적으로 대책위원회라도 구성하여 자료조사와 현장실사라도 하면서 집행부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건전한 여가시설이 맞는지, 사행성은 얼마나 심각한지, 세수증대 대비 투입되는 사회적 비용 등은 어떤지, 이런 다양한 문제에 대한 손익계산을 따지는 성의라도 좀 보여주길 바란다. 아직 유치가 확정된 상태도 아니라는 이유로 관망만 하고 있는 태도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현지 주민들의 절박함과 사행성 도박에 대한 일반 군민들의 우려에 비하면 너무나 안이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그 무책임함에 군민들은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

지난 19일 한국마사회는 이미 서부면 신리 현장에 대한 실사까지 마쳤고, 9월 10일을 전후로 예비선정 후보지를 발표하겠다고 공표했다. 마사회는 당초 예상보다 일정을 앞당겨 설립추진을 서두르는 인상이다. 우리는 아직 화상경마장에 대한 여론수렴과 공론화 작업을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마사회는 경마장 설립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우리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홍성군의회와 홍성군은 마사회 측에 예비선정 후보지 발표를 뒤로 미뤄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 또한 마사회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일정을 서두를 게 아니라 앞으로의 일정과 선정방식 등 모든 절차와 과정을 주민들이 모두 알 수 있도록 공개하고 투명하게 추진할 것을 요청하는 것이 먼저다.

화상경마장은 한번 설립되면 우리 세대 뿐 아니라 우리 자식세대에까지 두고두고 우리지역에 남을 시설이다. 당장의 손익계산보다 과연 우리 후손들에게 안심하고 물려줘도 되는 시설인지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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