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감성을 지녔으되
시를 안쓰니
가끔은 시가 부르네
하루에 열권씩
식탐하듯
시집을 읽다보니
이 나라 시에
내 서툰 감상 하나 보탠들
그리 모날 일도 아니겠다만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비슷비슷한 자의식을 늘어놓으면
또 뭐하랴, 일종의 공해야
차라리
돈이나 많이 벌어
정말 예쁜 시
정말 잘 쓰는 시인의
끼니 걱정이나 덜어줄까나
2.
돈으로 사는 것중에
나무가 으뜸이다
독자시단
돈
소나무는 1년에 10센치밖에
크지 않는다니
내가 오십만원을 투자한다면
소나무의 20년 세월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제법 튼실하게 뼈대를 갖춘
스무살 풋내기 장정같은
나의 소나무여
네 덕에 더러
지나던 새 멈추고
그윽한 그늘도 들여놓았다
살아있는 동안
이만한 호사는 누리고 싶다.
한 명 석(홍성읍 남장리)
<독자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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