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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문양로 목사 '좋은 것과 옳은 것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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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칼럼/문양로 목사 '좋은 것과 옳은 것의 차이'
  • 김복실
  • 승인 2002.03.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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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과 옳은 것의 차이
요즘 들어 검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군사정권시절 날고 기며 그렇게도 소위 운동권학생들을 잘도 잡아 넣던 검찰이 왜 그런지 게이트란 단어가 신문에 자주 오르내리며 부터는 의혹만 많은 채 별로 밝혀 낸게 없고 수사 상황까지 유출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부족한 수사를 보완하기 위해 특별검사까지 임명을 해서 수사를 한다. 다행히도 특별검사팀은 검찰이 밝히지 못한 단서들을 밝혀내고 잡지 못한 용의자를 속속 잡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의혹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가슴은 분노로 가득 채워지고 감정은 무척이나 상해있다. 그리고 이제 너나 할 것 없이 한마디씩 하는 말. '세상에 믿을 놈이 있어야지!'

그렇다. 세상에 믿을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제 국민들은 아무리 특별검사가 수사를 하고 발표를 해도 별로 믿으려 하지 않는 분위기다. 너무나 많이 속아왔기 때문은 아닐까?

먼저 정치하는 사람들이 국민을 너무나 많이 속여왔다. 선거 때만 되면 남발하는 선심성 공약들은 생색내기에 급급하고 여야간의 정쟁은 극에 달하게 된다. 거기에 무슨 사건만 하나 터지면 이때가 기회다 싶게 자꾸 의혹만 더 부플려 왔다. 본래 정치하는 사람들의 속성이 그런 탓인지 '아니면 말고..'하는 식으로, 혹은 '누구도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 '누구도 관련되었다는 소문이 있다.' 는 등의 말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 중고생들의 90%정도는 한국을 부패사회라고 대답했으며 40%가 넘는 학생들은 아무도 보지 않으면 법을 지키지 안겠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들이 누구를 보고 그런 대답을 했을까? 정치인들을 보고 그렇게 대답 한 것은 아닐까? 아무튼 우리의 윗물은 맑지 않은것 같다. 그러니 아랫물이 맑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인지도 모른다. 왜 이렇게 까지 되었는지 정말 한심스럽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으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또한 공직자들도 믿을 바 못되는 듯하다. 그들은 정책의 실수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한 해 수십 수백억원이 잘못 쓰여도 누구하나 물어내는 사람이 없고 물어내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그들이 누구의 돈으로 그런 실수를 저질렀는가? 그 돈은 분명 국민들이 피땀흘려 낸 세금이며 국민들을 위해 쓰여지도록 맡겨진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이다. 자신들의 돈이었다면 모든것을 꼼꼼이 따져보았을 터이고 여러모로 정책적 효과를 검토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왜? 내돈이 아니니까!

기업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휘청거릴때는 사재를 턴다느니 경영권에서 손을 뗀다느니 말들은 하지만 뒤로는 자신의 재산만 늘리며 모두가 자기들 편리한대로 행동하고 말한다. 이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의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도덕성 혹은 원칙이라는 기준이 바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서든 그들은 돈만 벌면 된다는 식인 것 같다.

몇가지만 살펴보아도 우리나라는 안타깝게도 정말 헛점투성이의 나라인것 같다. 우리 나라가 이렇게 된 것에 대해 나는 감히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과 원칙이 없다는 것 두가지를 지적하고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못된 관행중의 하나가 바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정치인이든 공직자든 기업인이든 자신들이 한 말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 그래서 유언비어만 난무하고 고소고발만 잇따른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못된 관행중의 하나가 바로 원칙이 없다는 것이다. 정치인이든 공직자든 기업인이든 원칙이 없다. 그래서 정치는 정치대로 철새정치인이 나오고 공직자는 국책사업이라는 전투기 도입문제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며 기업인들은 IMF를 초래했다.

사람들은 흔히 '좋은게 좋은거지!' 라고 말한다. 자신이 한 말에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고 자신이 한 행동에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면 좋은게 좋다는 식의말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정말 좋은게 좋은것 일까? 이때 앞의 '좋은 것'이란 너와 나에게 이득이 되는 것이란 뜻이며 뒤의 '좋은 것'이란 '옳은 것' 혹은 '선한 것'이란 의미일 것이다. 즉 너에게도 이득이 되고 나에게도 이득이 되면 돈봉투를 주고 받아도 상관이 없고 책임지지 못할 말을 해도 상관이 없다는 식이다. 여기에서 상식이나 원칙은 결코 찾아볼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한가지 분명히 해야 할것이 있다. 좋은게 좋은 것이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면 무엇이 좋은것인가? 그것은 두말할 나위없이 옳은것이 좋은 것이다. 이때의 옳은 것은 상식적이고 원칙적인 것 한마디로 정의로운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좋은게 좋은거라는 잘못된 관행은 이제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좋은게 좋은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분명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 바른 원칙과 기준을 세워져야 한다. 그리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관행에 쐐기를 박기 위해서 좋은게 좋은 것인줄 알고 비리를 저지르고 책임지지 않는 사람들에게 국민들이 매운 소리를 할수 있어야 할 것이다. 올바른 원칙을 가지고 책임있게 행동하라고 말이다. 좋은게 좋은것인줄 아는 사람에게 자꾸 물어보자."정말 좋은게 좋은것입니까? 혹시 옳은것이 좋은것은 아닙니까?" 국민들의 이러한 관심이 원칙이 통하고 자신의 일에 책임지는 사람이 존경받는 살기 좋은 나라가 되는 날을 앞당길수 있는 힘이 될것이 라고 믿는다.

<은하감리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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