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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홍성읍 성용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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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홍성읍 성용식 씨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5.11.19 15: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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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배우는데 나이가 대수여~”

 
홍성군 정보화교육장 최고령 수강생
9년째 공부 … 이메일·메신저도 척척

홍주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홍성군정보화교육장. 주중 오전 10시가 가까워져 오면 어김없이 20여 명의 사람들이 컴퓨터 관련 교육을 받기 위해 하나 둘 모여든다. 컴퓨터 수업을 받는 이들은 대부분 낮 시간 여유가 있는 전업주부나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다. 성용식(89·홍성읍) 씨는 컴퓨터 수업 수강생 중 최고령자로 강좌를 듣기 위해 정보화교육장을 찾은 지 어언 9년째다.

성 씨의 일과는 컴퓨터 강좌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이른 아침 일어나 식사를 하고 집에서부터 15분을 걸어 정보화교육장을 찾는다. 2시간 동안 컴퓨터 강좌에 집중하다보면 어느덧 점심시간. 친한 수강생들과 함께 점심을 먹고 산책삼아 홍주읍성을 한 바퀴 돌아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서는 그날 강좌에서 배운 내용을 복습한다. 다리에 힘이 없어 우산을 지팡이 삼아 다니지만 정보화교육장을 오가는 길은 하루 일과 중 빼놓을 수 없는 운동시간이다.

우연찮은 기회에 정보화교육장의 무료 컴퓨터 강좌 안내를 접했다는 성 씨는 아내 신소대(전 홍성군문인협회장) 씨의 도움을 받아 수강신청을 했고 올해로 9년 째 수업을 받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성 씨가 배운 컴퓨터 응용프로그램은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 포토샵 등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SNS교육도 받았다. 9년 동안 정보화사업장을 드나들다보니 같은 내용의 수업을 몇 차례나 반복해서 듣고 있다고. “나이가 드니 자꾸 잊어버려요. 노인들은 그래서 반복학습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집에 가서도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도 하고 메일도 쓰면서 컴퓨터와 친해지려고 노력합니다.”

성 씨는 최근 스마트폰 SNS교육을 받은 후로는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게시물도 종종 올리고 지인들과는 스마트폰 메신저로 소식을 주고받고 있다. 컴퓨터를 배우고 난 뒤 생활이 한층 편해지고 즐거워졌다는 성 씨는 고령의 나이로 컴퓨터를 배우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포토샵은 사진을 자르거나 붙이고 효과를 주려고 하면 정교한 손놀림이 필요하거든요. 근데 손이 떨려서 잘 하기가 영 어려워요. 그래도 하나라도 배우면 언젠가는 써 먹을 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따라하는 거지 뭐.(웃음)”

하루도 빠짐없이 컴퓨터를 배우러 다니는 성 씨의 열정은 지인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 있다. 간혹 ‘늦은 나이에 그거 배워서 어디에다 써 먹냐’며 타박 아닌 타박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성 씨는 지인들에게도 무료 컴퓨터 강좌를 배울 것을 적극적으로 권한다고. “놀면 뭐해요. 집에 있으면 잡생각만 늘지. 게다가 돈도 안 받고 가르쳐 주는데 얼마나 고마워요. 정보화교육장에 나오는 사람들은 얼마나 열심히 배우는지 몰라요. 치매예방 차원에서라도 다른 노인들도 많이 배웠으면 좋겠어요.”

성 씨는 앞으로도 기회가 닿는 한 정보화교육장 만년 수강생으로 남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갖고 있다. “일 년에 두 번 씩 수강생을 모집하는데 새로운 교육생들로 수강인원이 꽉 차면 그 수업은 못 들어요. 그럴 땐 집에서 혼자 하는데 아무래도 어렵죠. 9년 동안 귀찮게 하는 데도 짜증한번 없이 친절히 가르쳐주시는 장미희 선생님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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