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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영 이완구 갈라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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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부영 이완구 갈라서나
  • 이번영
  • 승인 2002.02.0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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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당합당론 회오리, 실현되면 홍성정치 지각변동 확실
중앙정치권에서 민주, 자민련, 민국당 3당 합당론이 연일 터져나오자 홍성지역에서도 그 여파가 어떻게 미칠지 촉각을 세우는 가운데 정파간, 당사자간 이해득실을 저울질하고 있다. 또 이같은 정개개편이 실현될 경우 한 지붕 두집 살림을 꾸리고 있는 자민련홍성지구당이 조부영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구 세력과 이완구 의원을 중심으로 신 세력이 다시 분열돼 재 대결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3당 합당론은 자민련에서 조부영 부총재와 민주당 정균환 총재특보단장, 그리고 민국당 김윤환 대표의 3각 축으로 물밑에서 추진되고 있다는 여론이다. 이를 홍성으로 좁혀 보면 같은 자민련에서 조부영의원이 합당에 찬성하고 이완구 의원이 반대하며 합당의 다른 한 축인 박호순 민주당 위원장이 반대하고 홍문표 한나라당 위원장은 강하게 비판하는 구도로 짜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본지에서는 2월 1일 오후 각 진영의 의견을 전화통화로 들어봤다.

이완구 의원의 말이다. "지난해 9월 3일 자민련과 민주당 공조가 결렬된 것은 정치노선, 가치관의 현격한 차이 때문이었는데 그후 양당 입장에 변화가 없다. 선거만을 위한 합당은 국민을 두려워하지않는 처사다. 나는 특히 지역구 의원이라서 지역여론에 토대를 두고 결정해야하는데 아직 지역 여론은 지금 내 말과 같다고 본다. 또 자민련이 내각제에 찬성하는 어떤 세력과도 손을 잡는다는 의견에도 반대한다. 그것도 국민이 용납 안할 것이다. 정치란 비슷한 사람끼리 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게하면 정도가 아니며 야합이다".

조부영 의원은 전화 통화가 불가능 했다. 자민련 부총재로서 이 문제와 관련 상당히 분주한 것으로 감지 됐다. 그러나 김영환 비서관의 말을 통해 조의원의 의중을 가늠할 수 있었다.

"다른 곳에서 묻는 비슷한 질문에 대해 조의원님이 답변하는 것을 여러차례 듣고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통화해도 내 말과 같을 것이다. 우리는 '합당'이란 말을 거부하며 쓰지 않는다. 내각제를 중심으로 신당을 창당하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내각제에 찬성하는 어떤 정파와도 손을 잡고 함께 하겠다는 것이 오래 전부터의 입장이다"

한편 조부영 의원측 또 다른 인사는 이완구 의원의 "내각제를 수용하는 어떤 정파와도 손잡기를 반대한다"라는 의견에 대해 '자민련 의원으로서 총재가 주장해 온 말이며 위기에 직면한 당의 살길을 찾자는 노력을 외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비판 했다.

박호순 민주당 위원장 역시 합당에 반대를 분명히 했다. 합당론이 민주당에서 이인제 카드로는 안된다는 배경 아래 추진된다는 점에서 박위원장도 이인제 고문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4월 20일 민주당 전당대회 전에 합당이나 큰 변화는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대선 주자들의 의견이 다 다른데 누가 한 목소리를 내도록 주도할 사람이 현재는 없다. 전당대회가 끝나고 5월에 가서 다시 논의는 가능할지 모른다. 민주당에서는 이인제 후보의 대세론에 변화가 없을텐데 이후보 입장에서 김종필 총재와 합당하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이인제후보는 내각제를 반대해온 입장이다. 정치가 지역주의로 이합집산해서는 안되므로 본인도 합당에 반대 한다"

한나라당 홍문표 위원장은 "이회창 총재를 떨어트리기 위한 술수인데 국민이 현명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 했다. 그는 이어서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줘야한다. 또 하나의 배신행위로 결국 실현시키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시민단체들 역시 단호하다. 조환웅 홍성민주발전동지회장은 "정당이 이념을 중심으로 운영돼야지 자기들 편한대로 헤어졌다 모였다 하면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형영 홍성YMCA 총무, 류기환 홍성군농민회장 등도 최근의 3당합당 움직임에 대해 "야합적 전술"이라며 강하게 비판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당 합당을 통한 정계개편은 3단계에 걸쳐 실현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 나온 3당합당설은 일단 며칠 지나면 가라앉을 것으로 본다. 반대 여론이 크고 민주당내 합의가 안되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후 6월 지방선거 전에 다시 한번 지각변동이 모색될 것이란 추정이다. 세번째 기회는 지방선거가 끝난 후 민주당이 참패하면 그를 기점으로 정계개편 회오리가 거세게 몰아칠 것으로 전망한다.

민주당과 자민련이 합당할 경우 홍성에서 이완구 의원과 조부영의원 세력이 갈라설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만약 지방선거 전에 합당이 이뤄질 경우 홍성의 변수는 군수 선거다. 이완구 위원장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인식하는 이 지역 군수 선거는 큰 요동을 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현재로서 희박하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여튼 중앙정치권의 합당 회오리에 지역정치가 뿌리채 흔들리는 한국 정치의 모순이 홍성에서 극명하게 나타날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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