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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김정아 휠체어펜싱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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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김정아 휠체어펜싱 국가대표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5.02.16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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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이긴 ‘칼끝’ 세계제패 겨냥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4관왕’ 쾌거
“펜싱 매력, 상대 제압” … 지역후배 양성 꿈

속옷가게를 운영하며 남다를 것 없는 일상을 보내던 20대 중반의 여인은 한 순간에 좌절을 맛본다. 일행과 함께 탄 자동차가 방향을 잃고 벽에 부딪히는 교통사고가 났고 척추골절로 하반신마비를 얻고야 만다. 그로부터 17년 후.

휠체어 펜싱선수 김정아(42) 씨는 하루도 빠짐없이 연습에 매진하며 세계선수권, 패럴림픽을 제패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는 장면을 그리고 있다.

“칼끝으로 상대방을 찔렀을 때 느낌이 정말 짜릿해요. 펜싱의 가장 큰 매력은 아무래도 상대방을 제압했을 때 느끼는 쾌감인 것 같아요.”

하반신마비라는 장애를 겪고 있는 김 씨가 펜싱을 처음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서울 잠실에서 열린 세계휠체어마라톤대회에서 만난 휠체어펜싱협회 관계자의 권유를 듣고 나서 부터였다.

“제가 다치기 전에도 워낙 운동을 좋아했었어요. 운동신경이 남들보단 좋은 편이었는데 그게 보였었나 봐요. 펜싱은 처음 접해보는 거라서 새롭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서 선뜻 하겠다고 한 게 인연이 됐어요.”
휠체어펜싱협회로부터 도복, 칼, 마스크 등 펜싱 중고 장비를 지급받아 연습을 시작한지 2달 만에 열린 2006년 장애인전국체전에서 김 씨는 당시 국가대표 선수를 이기고 본선에 올라 주변을 놀래켰다.

이후 김 씨는 2007년 장애인전국체전서 입상, 2010년 같은 대회에서 개인 금메달 2관왕, 단체전 금메달 2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진운이 좋은 점도 있긴 했지만 이토록 빨리 메이저 대회에서 메달권에 입상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국내 각종 휠체어펜싱대회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김 씨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2010년 광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기회를 얻었지만 등급심사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을 받으며 8강에 머무르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심판 판정의 아쉬움은 국내대회에서도 이어졌다.

“감독이 없다는 데서 오는 서러움이 컸던 것 같아요. 분명 내가 저 선수를 찌른 게 맞는데 심판은 상대방에게 점수를 준다거나 할 때가 많았거든요. 혼자서 하다 보니 억울하고 서운해도 혼자 감당해야만 했어요.”

이런 이유로 김 씨가 감독 배정을 요구하며 도체육회를 드나든 지 2년 째인 지난 2012년, 현 유승열 지도자(감독)가 홍성군장애인펜싱선수단을 맡게 되면서 김 씨의 휠체어펜싱 기량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했다.
체계적 훈련과 경기전략을 바탕으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김 씨는 지난 2014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에페, 플로레 종목에 출전했고 개인, 단체전 등에서 총 4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전국장애인펜싱대회, 전국장애인체전, 세계선수권 대회 등을 앞두고 있다는 김 씨는 휠체어펜싱 국가대표답게 군민들의 관심을 호소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 지역에서 제2, 제3의 휠체어펜싱 금메달리스트가 나올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 후배를 양성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특히 여성 장애인들의 경우 운동에 겁을 내는 경우가 있는데 누구든지 할 수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올림픽 등을 통해 펜싱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진 만큼 휠체어펜싱에 대한 군민들의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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