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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홍동면 수란마을 조성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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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인> 홍동면 수란마을 조성부 씨
  • 김혜동 기자
  • 승인 2015.01.2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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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추억 서린 골동품 매력 흠뻑

 
250여 점 소장 … 아버지따라 수집 시작
마을 내 도농교류지원센터에 전시 예정

“옛물건이 좋아서 하나하나 모으다 보니 지금에 이르렀네요. 간혹 고물 취급하며 나무라는 사람도 있지만 언젠가는 이 녀석들이 귀중한 대접을 받을 거라고 믿습니다.”

조성부(홍동·50) 씨는 수란마을 자타공인 옛 물건 수집가다. 흔히 골동품이라 일컬어지는 오래된 베틀, 다듬이돌, 옹기를 비롯해 호미, 낫, 써래 등의 농기구까지 약 250여 점의 옛 물건들을 소장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열렸던 수란마을 빙상축제에서 조 씨는 자신이 그간 모은 250여 점의 옛 물건을 한 자리에 전시했다. 한 동의 비닐하우스를 가득 메운 조 씨의 소장품들을 보며 어른들은 과거의 생활상을 추억했고 아이들은 호기심을 빛냈다.

조 씨가 다수의 옛 물건을 소장한 데는 아버지 故 조문행 씨의 영향이 컸다. 시골의 좋은 나무를 찾아내 부잣집에 파는 이른바 목상(木商) 일을 했던 아버지를 따라 10대 후반부터 전국을 돌아다녔다는 조 씨는 아버지를 따라 옛 물건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좋은 나무를 고르는 아버지의 심미안이 옛 물건을 볼 때도 진가를 발휘했던 것 같아요. 나무를 보러 어느 집의 뒤뜰에 가면 여기저기 방치돼 있는 옛 생활용품들이 눈에 띄거든요. 아버지는 거의 무료로 그것들을 가져오곤 하셨어요. 소장품의 3분의 1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그렇게 모은 것들입니다.”

조 씨가 본격적으로 옛 물건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은 그가 서울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 온 지난 2005년경부터다. 아버지의 소장품을 보며 옛 물건들을 더 모아야겠다고 생각한 조 씨는 홍성 곳곳을 찾아다니며 옛 물건을 수집했다. 그의 소장품 대다수는 이사를 가는 주민에게서 무료로 건네받은 것들이다.

“아무리 시골이라 하더라도 요즘엔 옛 물건을 발견하는 게 쉽지 않아요. 1980~90년대 시골에 골동품 장수들이 돌아다니며 헐값에 다 사갔거든요. 간혹 도시로 이사를 가는 집을 찾아가보면 옛 물건이 나오곤 하는데 거의 버리고 가요. 저는 공짜로 주워오고요.”

이렇게 해서 그가 모은 옛 물건들은 약 250여 점에 이른다. 이 중에는 수란마을 효자각(孝子閣) 받침돌과 같은 마을의 역사를 간직한 물건도 포함돼 있다. 전각은 불에 탔고 비석은 사라진 채 방치돼 오던 것을 조 씨가 수습해 마당 한 켠에 보관하고 있다.

그는 골동품을 모으는 가장 큰 이유를 “옛 추억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수집한 옛 물건들은 특별한 것들이 아니에요. 예전에 다 사용하던 생활용품, 농기계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옛 물건들을 보면 어렸을 적 추억이 되살아나요.”

최근 소장품이 늘면서 보관장소가 마땅치 않아 고민이라는 조 씨는 신수훤한 권역사업의 일환으로 지어지는 수란마을 도농교류지원센터 건립에 희망을 걸고 있다.

“1층에 작은 전시실이 마련되는데 그곳에 제 소장품 일부를 전시할 예정이에요. 저 혼자만의 보물로 간직하기 보단 많은 분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학생들의 교육자료로 쓰일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그런 게 바로 살아있는 교육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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