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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임관빈 농업경영인홍성군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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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임관빈 농업경영인홍성군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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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1.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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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원인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있는가
쌀 값 폭락 원인은 무엇이며 문제는 무엇이고 해결책은 있는가?

임관빈(농업경영인홍성군연합회장)

그동안 계속된 풍년으로 쌀 재고는 늘었으나 식사패턴의 변화로 소비가 감소한데 주 원인이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쌀 값 지지 정책을 포기한데 있다.

정부는 2004년 WTO 새협상을 유리하게(?) 끌고가기 위한 속셈으로 시가매입을 통해 수매량의 70%를 농협이 수매하도록 떠넘기자 깜짝놀란 농협은 전년도 RPC 적자경영과 RPC 재고를 과다로 부풀려 발표함으로써 시장 쌀값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

그 합작품의 결과로 이제 시장 쌀값은 20% 이상 폭락했다. 농협은 쌀값 폭락 원인을 제공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농민이 요구하는 수준의 수매가에 즉각 응해야 할 것이다. 현 시중 쌀값에 비춰 요구가 수매를 거부하는 것은 농민의 농협이기를 포기하는 것인만큼 다소의 고통이 따르더라도 충남도내 쌀값이 확정된 곳의 평균가만이라도 인상하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

문제는 올해의 이런 고통이 서로의 노력으로 해결된다해도 내년, 내후년으로 갈수록 고통분담이 커진다는데 있다. 정부로서도 중장기 대책을 세울 특단의 방법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에 비해 우리 쌀 값은 너무 높다. 가까운 중국을 보면 현재 쌀값은 2만~5만(80kg)정도라고 한다. 비행기를 타고 심양의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사방으로 끝없는 평야지가 펼쳐지는데 단 하나의 산도 보이지 않는다. 바둑판처럼 구획정리가 되어 있지만 아직 벼 재배는 3분의 1정도이고 나머지는 옥수수를 심고 있다. 만약 물 문제가 해결돼서 전부 벼를 재배한다면 우리에 비해 현재 3분의 1 수준하는 쌀 값을 볼 때 2004년 WTO재협상시 쌀 개방이 된다면 우리나라 쌀산업 붕괴는 자명한 일이다.

과연 우리 정부의 대안은 있는가?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 농림부는 어떠한가? 철저한 계획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속적인 추진력이 필요함에도 대통령 임기중 몇차례씩 장관이 바뀐다. 최장수 장관이 임기 1년을 겨우 넘길 정도니 어떻게 계획을 입안해서 추진하겠는가. 그냥 허둥대다 끝나는 것이다. 농림부 예산은 어떠한가. 정부 부서중 가장 힘이 없고 예산당국의 눈치만 보는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쌀 증산 포기 정책이 몰고 온 쌀값 하락과 농민과 농협간의 쌀값 전쟁에 대한 책임은 당연히 정부가 저야 할 것이다. 쓰러지는 기업 하나를 살리기 위해 몇 십조원씩 쓰는 정부가 겨우 가마당 7000원으로 1000만석(3300가마)에 총 2100억원 예산만 세우면 쌀 문제는 해결될테고 몇조원만 세우면 장기적인 대책도 세울 수 있을텐데 이렇게 방관하는 것은 그동안 갖은 희생만 강요당해온 농민에게 칼물고 죽으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는 당장 농민이 요구하는 수준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농협에 대한 무이자 지원을 늘리고 2차 보전금을 가마당 7000원 이상 농협 자체수매 분량에 대해 예산을 즉각 수립하고 지원하며 논직불제단가를 헥타당 60만원 이상 인상 추진하고 쌀 문제와 관련한 식량안보차원에서 확실한 중장기 대책을 즉각 강구하라. 만약 우리의 요구를 이행치 않을 때는 450만 농민의 이름으로 현정권 타도 외침이 전국 방방곡곡을 찌를 것이다.

국민의 정부, 농민의 정부라는 김대중 정권은 명심해야 한다. 누구의 표로 그 자리에 있는지를. 농협은 단순히 시장 쌀값 기준으로 수매가 인상을 기피하지 말고 농민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납득할만한 가격을 제시하라. 다소 무리가 따른다해도 농민이 만든 농협이 쓰러지는 것을 우리가 그냥 지켜보겠는가. 설령 농민의 고혈을 짜내 배를 채우려 한다면 결국 스스로 무덤을 파는 꼴이 될 것이다.

나는 외치고 싶다. 침묵하는 농민들이여! 더 이상의 외면과 푸대접으로부터 벗어나자. 쌀 개방 붕괴는 곧 농업 전체의 붕괴로 이어짐을 명심해야 하며 이를 극복하는 길은 단합, 단결이며 방관하지 말고 들불처럼 일어나 함께 죽어서 함께 사는 길을 택하자. 결국 그 길만이 천대받는 농민의 굴레를 벗는 세상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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