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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호 - 사람에게 길을 묻다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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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집호 - 사람에게 길을 묻다 / 교육
  • 윤종혁 기자
  • 승인 2013.11.15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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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미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 교사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 실천

풀무학교서 16년 교직 생활

대학 교수님의 추천으로 아무런 연고도 없는 홍성에서 교직을 시작한지 16년. 풀무농업고등기술학교(이하 풀무학교) 박현미(40) 교사는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누구보다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박 교사는 현재 교육제도의 문제점으로 창의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보이지 않는 외부의 영향으로 아이들의 사고의 틀이 정형화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몇 년 사이에 아이들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고 정형화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앎과 실천이 분리되고 있다고나 할까요. 아이들 한 명 한 명 능력은 있는데 정서적 안정감이 많이 부족한 듯 합니다.”

정서적 안정감이 부족한 원인을 박 교사는 무리한 사교육의 심화, 걸러지지 않는 무분별한 외부의 자극, 부모의 생활습관 등을 꼽았다. 한 예로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무방비 상태로 전자기기에 노출되어 있고, 많은 경험을 접해야 한다는 부모들의 강박관념으로 인해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시기에 아이들이 자기주도적인 삶을 누리지 못하고 이리저리 이끌려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의 본질, 지겨봐주는 것

“학교에서 처음 접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무기력해 보입니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무엇인가를 찾아나가지 못하고 부모의 높은 기대치로 인해 아이들은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는 현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본인이 선택하고, 본인이 즐거워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요.”

박 교사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강요를 하기 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찾아나갈 수 있도록 울타리가 되어주고 지켜봐주고, 기다려주기를 희망했다. “아이들 각자에게는 주어진 몫이 있고 능력이 있습니다. 부모가 불안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이들을 중심에 두고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점수와 순위가 중요한 것이 아닌 교육 과정을 인생의 한 과정으로 여겨서 아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찾아나갈 수 있도록 지켜봐주고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사는 법 배우는 학교를"

박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성장을 키우는 과정이 되기를 희망한다”며 “경쟁을 통해 누군가보다 앞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더불어 사는 공동체와 삶의 기본 소양을 배워 졸업 후에도 삶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학교 생활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미 교사는 마지막으로 지역과 학교의 관계설정 중요성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았다. 풀무학교는 지역 내 다양한 사람들이 아이들의 교육과정에 참여한다. 목수가 수업을 진행하기도 하고, 농부도 수업에 강사로 참여한다. 때로는 아이들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모를 심기도 하고 추수를 돕기도 한다.

박 교사는 “풀무학교를 졸업했다고 해서 모두가 농부가 될 수는 없다. 그렇지만 3년 이라는 시간 동안 아이들이 지역 내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고 간접경험을 통해 사고의 다양성을 키울 수 있고 미래에 대한 생각의 틀을 바꿀 수 있다”며 “농촌에서 마을 주민들과의 다양한 접촉을 통해 아이들은 학교를 졸업한 이후 어디에서 어떻게 생활해도 반드시 좋은 소비자가 될 것이고, 홍성을 따뜻하고 살기좋은 고장으로 인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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