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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자체 대규모 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 블루오션인가<6> 일본 에코뮤지엄 사례-나가사키 ‘사루쿠’·다테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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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지자체 대규모 관광레저단지 개발사업, 블루오션인가<6> 일본 에코뮤지엄 사례-나가사키 ‘사루쿠’·다테야마
  • 김오열
  • 승인 2013.09.27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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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주도 에코뮤지엄, 관광 흐름 바꾸다

▲ 나가사키 국내 관광컨벤션협회 사무실 앞 노리코 야마시타 상품기획부장과 혼조 히로노부 총괄부장.
걷기 체험 ‘사루쿠’ 효자 관광상품 자리매김

어슬렁거리며 걷는다는 뜻의 ‘사루쿠’는 나가사키의 대표 걷기 프로그램이다. 유(遊), 통(通), 학(學), 식(食) 4개 프로그램으로 분류되며 유(遊)는 45개의 코스정보와 지도만 제공하고 통(通)은 사루쿠 가이드의 해설을 들으며 걸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29개 코스가 있고 1인당 500엔을 받는다. 가이드는 자원봉사자로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하며 일정교육을 받은 후 활동하며 현재 330명이 활동하고 있다. 학(學)은 박사, 교수 등 전문가의 해설을 들으며 걷고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식(食)은 식도락 코스로 음식과 숙소를 연결하고 밤 문화의 특별 코스도 있다.

사루쿠 프로그램을 총괄 운영하는 사단법인 나가사키 국제관광 컨벤션협회 관광추진부 노리코 야마시타 상품기획부장은 사루쿠 프로그램의 특징에 대해 “어느 코스든 골목을 다니면서 나가사키의 역사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이야기와 체험코스로 짜여 있다”고 설명하며 “먹거리와 자연, 역사와 문화유산, 건축 등이 융합되어 스토리텔링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루쿠 프로그램은 1990년 나가사키여행박람회를 통해 628만 명까지 치솟던 관광객이 매년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급기야 2004년 493만 명까지 떨어지자 나가사키시가 변화하는 여행 스타일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다고 보고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는 위기감에서 시작되었다. 단체로 와서 유명관광지에서 사진만 찍고 가는 기존 관광스타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 대안이 사루쿠였다. 2004년부터 2005년까지는 시가 중심되어 시작되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시민이 직접 프로그램 개발, 운영을 주도하는 시민프로듀서 방식이다.

시민프로듀서 방식 적용 주민 직접 개발·운영

이 시민프로듀서는 2004년 공개모집으로 95명이 선발되어 코디네이터 프로듀서인 챠타니씨와 함께 2006년 나가사키 사루쿠 박람회를 완성했다. 자원봉사로 참여하는 해설 가이드는 325명이 모집되어 기초 양성과정을 거쳐 현장에 투입되었다.

NPO법인 나가사키콘프라도 다나카 준스케 사무국장은 “사루쿠는 시민과 행정 그리고 전문가인 시민프로듀서 등 3주체가 함께 만들어간 프로그램이다. 그 지역만이 갖는 일상의 모습을 보여주고 해설하는 것들이 관광자원이 될 수 있고 마을의 주민들이 직접 가이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가이드가 될 수 있고 자기 동네 자랑거리를 말할 수 있는 주민이면 누구든 가능하다는 것이다.

효과는 나타났다. 관광객수가 늘어나 2012년도는 595만 명이었고 이중 도보여행객이 12.8%인 74만 명이나 됐고 사루쿠 박람회 참가자수는 8만 명이나 된다.

이런 변화에 대해 사단법인 나가사키 국제관광 컨벤션 협회 관광추진부 혼조 히로노부 총괄부장은 “사루쿠의 효과는 마을주민들이 자기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관광객들에게 설명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자부심을 갖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마을의 역사를 간직한 일상적인 모습들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 있고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사루쿠 프로그램의 개발과 운영에 참여함으로 자부심을 갖게 되어 마을만들기의 주체가 된다는 것이다.

다테야마, 전쟁 유적 평화 학습장 활용

▲ 다테야마 다이간사원의 사면 석탑.
다테야마시는 치바현 남부에 위치해 있으며 인구 4만9000여 명의 작은 어촌도시이다. 이런 작은 어촌도시가 에코뮤지엄으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전쟁의 아픔을 간직한 유적들을 평화학습의 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마을의 유적과 스토리를 국제교류로 연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2차 대전 시기의 해군 지하벙커를 활용한 평화교육 활동은 한 고등학교 교사의 수업실천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 다테야마 전체가 전쟁 유적을 활용한 평화교육의 장으로 관심을 받게 되었다. 또한 다이간사원에 있는 사면 석탑은 일본어, 한국어, 중국어, 범어의 초기글자 등 4개 글자로 만들어진 국제평화를 기원하는 비석이다. 380여 년 전의 한글고어로 나무아비타불이 새겨져 있다. 이 비석을 발굴하고 연구하여 국제 평화교류를 위한 마을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다테야마 에코뮤지엄 활동의 중심에는 NPO법인 아와 문화유산 포럼이 있다. 현재 30여 명이 해설 가이드로 활동하고 있으며 회원은 100여 명이 된다. 1989년 활동을 시작하여 2004년에 법인을 취득했다. 이 법인의 아이사와 노부오 이사장은 “마을의 슬픈 역사든 아름다운 역사든 그런 유산은 현재 마을을 이루는 일상의 모습들이다. 이를 이야기로 연결 해 교육하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마을만들기는 이런 역사에 대해 주민들이 자부심을 갖는 것부터 출발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다양한 문화유산과 이야기가 주민학습을 통해 체계화되고 가이드 활동을 하면서 자부심을 갖게 되는 것이 에코뮤지엄을 통한 지역가꾸기의 중요한 지점이라는 것이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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