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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두영 기자
  • 승인 2013.08.22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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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내포시 자치단체'를 경계한다

내포시라 이름 붙여진 충남도청 신도시가 차츰 도시의 모양새를 갖추어 가고 있다. 모양새에 어울리게 각종 기관 청사가 준공돼 업무를 시작해 나가고, 아파트의 높이도 하루가 다르게 스카이라인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런 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가? 도청신도시의 빠르고 성공적인 정착이, 홍성과 예산의 발전을 이끌어 줄 견인차역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일까? 아님, 홍성과 예산의 공동화로 직결되는 아킬레스건쯤으로 받아들여야 되는 것인가? 많은 사람들은, 도청신도시의 정착 속도가 빨라질수록, 홍성과 예산의 공동화 또한 빨라질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그 우려의 증거는, 원도심 기관과 주민의 신도시로의 이전이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이 우려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이론을 제기한다. ‘도청신도시 정착이 우선'이라고! 과연 그런가?
그럴 수 있음은, 도청신도시와 홍성·예산이 하나가 될 경우에 한한다. 흔한 말로 ‘우리가 남이가?’의 경우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도청신도시·홍성·예산 행정구역 통합의 경우에만 ‘도청신도시정착 우선!’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식상하지만 행정구역 통합을 다시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행정구역 통합을 왜 다시 말해야 하는가? 그 답은, 통합하지 아니 했을 경우의 수를 짚어 봄으로서 찾아볼 수 있다. 예산이 끝까지 통합을 반대할 경우, 어떤 사람들은 도청신도시·홍성만의 통합을 말한다. 예산의 일부 주민들은 도청신도시·삽교·덕산의 부분 통합도 말한다. 가능한 일인가? 예산군의 절대 반대가 불을 보듯 빤한 일, 충남도청이 받아들일 일이 없다. 왜 그런가? 필자의 주관적 생각일지 모르지만, 충남도청 관계자들은 ‘내포시 자치단체’로 홀로 가고픈 속셈이 따로 있다. 어떤 근거로 그리 단정적으로 말하는가? 충남도청의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지금까지의 말과 행동을 보면 그렇다. 나 홀로 ‘내포시 자치단체’의 가능성은 또 있다. 내포시는 국비·도비로 이루어질 알토란같은 도시다. 도시 인프라 구축이 완벽하고, 교육·문화·복지 수준도 뛰어날 것이다. 재정자립도 또한 높을 것이다. 충남도가 굳이 통합을 추진할 필요가 없는 이유다. 통합에 대한 예산군 반대를 명분으로 '나홀로'를 챙기겠다는 속셈이 보인다. 이쯤 되면, 홍성과 예산의 꼴이 우습게 된다.
어부지리(漁夫之利)란 말이 있다. 어부의 이로움이란 뜻으로, 서로 다투는 사이 엉뚱한 제삼자가 이득을 챙긴다는 고사성어다.
진(秦)나라가 패권을 장악해 나가던 고대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조(趙)나라가 연(燕)나라를 치려했다. 이를 걱정한 연나라 왕은, 때마침 연나라에 와 있던 소대(蘇代)라는 사람에게 전쟁을 막아 달라 부탁했다. 부탁을 받고 조나라 왕을 찾은 소대는 이렇게 설득하였다.
"제가 이곳으로 오는 도중 역수(易水)를 건너왔습니다. 역수 강변에 조개가 나와 입을 벌리고 햇볕을 쪼이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황새가 지나가다 조갯살을 쪼아 먹으려 하자, 조개는 깜짝 놀라 입을 닫아버렸고, 황새는 주둥이를 물리고 말았습니다. 황새는 ‘오늘 내일 비가 안 오면, 넌 바짝 말라 죽은 조개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조개는 조개대로 ‘오늘 내일 내가 입을 벌려 주지 않으면 넌 죽은 황새가 될 것’이라 생각하며, 서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서로 버티고 있는 바로 그때, 마침 그 곳을 지나던 어부가 이 광경을 보고 황새와 조개를 한꺼번에 망태 속에 넣고 말았습니다. 지금 조나라가 연나라를 치려하시는데, 두 나라가 싸우게 되면 강한 진나라가 어부가 될 것을 저는 염려합니다. 그러므로 대왕께서는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소대의 이 비유를 들은 조나라왕은 과연 옳은 말이라 하여 연나라 공격 계획을 중지하였다.
통합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홍성과 예산’이, ‘조개와 황새’ 꼴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또한, 두 지역의 실랑이를 지켜보고 있는 ‘충남도청’이, 앉아서 이득을 챙기려는 ‘어부’의 흑심은 없는지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충남도가 ‘나홀로 내포시 자치단체’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둘 다 취하기보다는 둘 다 버리는, 고도의 숨은 전술을 펼칠 것을 경계해야 한다. 이를 막기 위해, 통합은 꼭 필요하다. 내포시 이전으로 가닥을 잡은 홍고가, 홍성의 고등학교로 남기 위해서도 꼭 그리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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