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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⑪/ 광천읍 칼국수집 ‘아리랑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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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격업소 탐방 ⑪/ 광천읍 칼국수집 ‘아리랑 식당’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3.02.0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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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 어르신들 단골 … “칼국수 4000원이상 못 받아요”

▲ 광천읍 아리랑 식당 김영은 여사장은 어르신들에게 맛있는 칼국수를 대접하기 위해 온갓 정성을 아끼지 않고 있다.
20년 토박이 부부 말 안해도 손·발 척척 맞아
멸치국물에다 조개살·굴·호박채 넉넉히

설을 앞두고 광천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넘친다. 시장 입구에 있는 착한가격업소 아리랑 식당도 덩달아 신이 났다. 홀 안 가득 사람들이 들어앉아 칼국수를 주문한다.

홍성에는 유난히 칼국수집이 많다. 박복만 광천읍 이장협의회장은 “김영삼 대통령 시절부터 홍성에 칼국수집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고 추억했다. 6년 전 칼국수 집으로 문을 연 이곳은 전에는 아리랑 술집이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낡았지만 장식 있는 나무 천장이며 실내가 한때는 제법 돈깨나 있는 사람들이 드나들었을 법한 요정 분위기가 나는 것도 같다.

천북이 고향인 박인만 김영은 부부가 광천서 산 지는 20여 년. 박 씨는 말수가 적고 무뚝뚝한 반면 김 씨는 말할 때마다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두 부부의 바지런함은 꼭 닮아서 손발이 척척 맞는다. 그 모습을 보며 연신 웃음을 짓는 딸. 대전서 대학을 다니는데 방학을 틈타 돕고 있단다.

 
한 명 겨우 움직일 만한 부엌에서 아내 김영은 씨는 잠시도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인다. 칼국수를 그릇에 휙휙 나눠 담는가 싶으면 국물을 그릇마다 착착 붓고, 국물을 붓는가 싶으면 다시 냄비에 면을 넣고, 면이 익는 동안에는 또 얼른 몸을 돌려 그릇을 씻는다. 광천에서 머릿고기와 칼국수로 유명한 현미집에서 오래 일한 그녀답게 가장 효율적인 동선을 짜서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주문을 해결한다. 그러면 홀을 담당하는 남편 박인만 씨가 뜨거운 칼국수 그릇을 아무렇지도 않게 잡고 빠른 속도로 나른다. 틈틈이 뜨끈한 머릿고기도 먹기 좋게 썰어내야 한다. 한 테이블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머릿고기를 시킬라 치면 오동통한 새우젓 곁들여 막걸리 안주 삼아 먹는 모습이 그 자체로 광고가 되어 곳곳에서 주문이 이어지게 마련이기 때문.

옛날 술집 이름 그대로 ‘아리랑 식당’이 됐지만 음식이며 가격은 서민을 위한 것이 됐다. 멸치육수에 조개살, 굴 넣고 호박채 아낌없이 넣어 끓인 칼국수 가격은 4000원. 호박이며 겉절이용 배추 등은 남편 박인만 씨가 집에서 직접 농사를 지어 보태고, 칼국수 면은 홍성역 앞 역전제면에서 돈을 더 주고서라도 굵게 뽑아온다고. 박 씨는 “제가 원래 어르신들을 많이 알거든요. 장에 오시는 어르신들이야 더 어렵고, 1000원이면 몇 백 원 더 붙이면 버스 차비할 돈인데 아끼시는 거 생각해서 그냥 4000원에 받는 거지요” 했다.

△전화번호 : 641-0546
△찾아가는 길 : 광천버스터미널 뒤, 전통시장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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