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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야생동물 24시/ 아이들이 만든 삵 놀잇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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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야생동물 24시/ 아이들이 만든 삵 놀잇감
  • 안현경 객원기자
  • 승인 2012.12.24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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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블로그를 통해 게재되고 있는 야생동물 구조 이야기를 (cnwarc.blogspot.kr) 재구성해 지면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지난 8일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여주 교사모임에서 남한강 생태학교 수업의 일환인 야생동물 체험교실로 먼 이곳 예산군 센터까지 방문해주셨습니다. 센터에서는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을 소개한 후 센터에 있는 동물들을 위한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행동풍부화 프로그램은 지난번에도 설명했던 것처럼 야생에서의 습성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프로그램입니다. 사육 환경을 정기적으로 바꿔주고, 먹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요.

아이들이 할 행동풍부화는 삵의 먹이 행동 풍부화였습니다. 생선먹이를 어떤 방법으로 줄지 아이들이 생각해내고 직접 만들어 보았지요. 사육장 안에 캣타워를 만들고 짚이나 종이로 생선먹이를 싸서 매달았습니다. 선생님들이 여러 준비물을 많이 갖고 오셔서 프로그램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 아이들이 삵 사육장에 먹이를 설치하는 모습
설치 후 아이들이 구경하는 가운데 삵이 등장했습니다만, 삵은 많은 사람이 몰려와 자기를 보는 게 처음이었던지라 꿈쩍도 하지 않고 숨기에만 바빴습니다. 삵이 반응이 없자 아이들과 센터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를 통해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간절하게 자신이 만든 먹이 선물에 관심 가져주기를 바랐지만 시간 관계상 그 모습을 보지 못했네요.

▲ 삵이 설치한 먹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 그제야 삵이 조금씩 그 관심을 보입니다. “저 안에 든 게 무엇일꼬? 생선 냄새가 나긴 나는데 이를 어찌해야 빼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 같습니다. 삵은 시각과 청각에 주로 의존하기 때문에 후각을 통해서 알아내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립니다. 밤이 되어서야 나무를 타고 올라가 먹이를 꺼내 먹는 모습이 폐쇄회로에 촬영되었습니다. 센터에서도 한밤에 먹이를 주지는 못하는데 야행성 동물의 행동 풍부화를 제대로 할 수 있었던 셈이네요.

선생님과 아이들은 소원나무를 만들어와 센터의 입구를 장식해주셨습니다. 야생동물 모양의 팻말에다 아이들이 야생동물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 걸어 주었지요. “사기(삵)야 우리가 만들어준 놀잇감으로 재밌게 놀아라”고 쓴 글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빌어주시는 만큼 야생동물들에게도 더욱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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