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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정일만<정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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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정일만<정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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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10.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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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

▲ 정일만<정마취통증의학과의원 원장>
“물건을 들고 허리를 펴다 갑자기 ‘뚝’ 하는 느낌이 들면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40대 초반의 남자 환자가 허리를 부여잡고, 한 쪽 다리를 끌면서 진료실에 들어왔다.

처음 치료 할 때는 경막외 신경차단술, 선택적 추간공 신경차단술 등의 신경차단술, 국소 근육주사,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을 병행해 증상이 빠르게 완화됐지만, 그 이후 회복 속도가 더디고 간헐적으로 증상이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자 다른 치료를 받아야하는 것은 아닌지, 제대로 치료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호소했다.

30대 초반부터 허리와 다리통증이 심해 허리수술을 받고도 계속해서 통증이 남아있어서 한 차례 더 수술을 받았지만 조금만 활동해도 통증이 심해지고, 밤에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있어 잠을 못 이루어서 항상 피곤하다는 50대 중반의 여성 환자 분을 치료한 적이 있다.

지난 9월 대한통증학회에서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2011년 7월부터 약 1년 동안 서울대병원 등 5개 대형 대학병원의 통증클리닉을 방문한 환자의 3만7000여 건의 통증호소 부위 중에서 31%가 척추관 협착증, 척추 수술후 척추 통증, 허리 디스크 등의 허리 통증이었고,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50대 이상의 중장년(65%)이 40대 이하(35%)보다 더 많은 분포를 보였는데, 40대 이하의 환자군에서 시각통증등급 7이상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비율(35%)이 더 높았다는 것이다.

위 통계에도 나와 있듯이, 젊은 환자들이 갑작스럽게 극심한 허리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빠른 치료와 빠른 회복을 위해 이런 저런 치료를 받기도 하며, 쉽게 회복되지 않는 경우 수술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척추수술을 받았던 28.8%의 환자는 수술후에도 통증이 지속된다고 대답했고, 38%는 1년 후에 통증이 재발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통증의 지속, 재발 비율은 40대 이하의 젊은 환자군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예전에는 허리통증이 있는 경우 생활습관 개선,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차단술, 수술을 단계별로 순차적으로 적용하면서 치료를 시행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통증이 심한 경우, 수술을 제외한 모든 치료를 한꺼번에 적용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중재적 척추시술법을 시행해 증상을 완화시키기도 한다.

수술은 허리통증 환자 중에도 팔다리 마비증상이 있거나 성기능 및 배뇨장애가 발생하는 경우, 또는 2〜3개월의 비수술적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될 때에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필자의 경험에 비추어 봐도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차단술을 동시에 시행해 급성기 증상을 완화시킨 후 생활습관을 개선하며 허리 주변부의 근력을 강화시켜주는 수영, 자전거타기,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하고 추가적인 국소치료 및 인대재건, 근력 회복 치료 등을 병행하는 것이 더 나은 치료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성인의 15%, 노인의 27%에서 경험하게 된다는 허리 통증을 ‘나아지겠지’하는 바람으로 그대로 두게 되면 일상생활의 제약, 수면장애, 우울감·불안감 등의 정서장애가 발생하고, 그 결과 직업을 잃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시기적절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빨리 낫지 않는다해 조급하게 수술을 결정하면 또 다른 나쁜 결과로 이어 질 수 있기 때문에 급성기의 증상이 완화됐다면 꾸준히 관리하며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한 치료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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