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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이 ‘먹거리 협동조합’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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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이 ‘먹거리 협동조합’ 만들었다
  • 안현경 기자
  • 승인 2012.10.30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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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장터조합’ 26일 개장 … 밑반찬 등 저마다 비법 선 보여

▲ 할머니장터가 지난 26일 홍동면 마을활력소에서 개장식을 가졌다.
왕년에 문방구점을 운영한 경력으로 총무를 맡게 된 이재자 할머니가 담은 효소 식초, 인터넷에서도 유명한 비법소스의 창시자 최영숙 할머니의 특제마늘소스, 홍동면의 사랑방인 모두랑식당 주인 주정자 할머니의 맛난 밑반찬들.

자신만의 음식 비법을 가지고 있는 홍동면의 할머니들이 뭉쳤다. 작은 협동조합인 ‘할머니장터조합’이 지난 26일 홍동면 운월리에 있는 마을활력소 앞에서 장터를 개장했다.

개장 첫날, 마을활력소 앞에 마련된 선반에는 친환경농산물과 각종 효소와 식초, 김치, 장아찌 등 가공식품이 나란히 진열됐다. 고운 앞치마를 입은 할머니들은 손수 만든 음식들을 바구니와 쟁반에 정갈하게 놓았다.

일정한 크기로 가격표까지 붙어 있어 제법 상품 분위기가 난다. 쟁반 옆에는 색색의 가을꽃들이 화사하게 장식돼 있어 때마침 교육차 홍동을 방문한 서천군 공무원들의 발길을 끌었다.

포인트는 ‘목숨 걸고 장사하기 없기’. 안전한 먹거리를 나누는 재미로 시작하는 것이지, 당장 돈벌이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할머니들은 조합 설명글에 “가지 몇 개, 오이 몇 개를 올려놓은 좌판이라 하더라도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먹거리를 정칙하게 파는, 따뜻한 사람들의 마음이 전달되는 장터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8명의 할머니들은 지난 6월부터 할머니장터조합을 준비했다. 새로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에 따라 5명만 넘어도 협동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되면서 홍순명 마을활력소 공동대표가 할머니들에게 조합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한 것이다.

이후 할머니들은 여섯 차례에 걸친 공식 회의를 통해 조합의 명칭과 출자금, 필요한 물건 등을 정했다.
출자금은 각각 5만 원씩. 여기에 홍순명 대표와 박상우 사무처장 등이 현물 및 현금 출자를 지원해서 장터 개장에 필요한 준비를 마쳤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조합원들이 순번을 돌면서 장터를 맡는다.

총 판매액의 10%를 기금화해서 5%는 할머니 조합 운영비로, 5%는 활력소 및 마을기금으로 적립하게 된다. 13명으로 출발한 할머니장터조합은 이날 개장식에서만 조합원이 6명 늘었다.

박상우 마을활력소 사무처장은 “할머니들은 홍동에 사는 여러 단체 사람들과 어울리는 친화력을 갖고 있다”며 “할머니들이 활발히 사회활동을 벌이는 모습이 우리가 꿈꾸는 미래이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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