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예산·홍성 ‘어린이집 대란’… 내포신도시도 부족
상태바
예산·홍성 ‘어린이집 대란’… 내포신도시도 부족
  • 안현경 기자
  • 승인 2012.10.23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맞벌이부부 아이 맡길곳 못 구해 ‘발 동동’
대기자 예산군 55명·홍성군 70~80명이나
정부 무상보육 확대되면서 너도나도 …
내포신도시 보육 시설 전망 밝지못해

“아이가 18개월 됐는데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어도 자리가 없네요. 20군데 전화하고 예약해도 어렵다네요. 어떡해야 하나요?” (○○맘)
“어린이집 전쟁이에요. 더구나 4살 반은 더 어렵다고 봐야 해요. 여기 엄마들도 내년 4살 어린이집 자리가 없어서 데리고 있다는 분 많아요.”(○○마미○○)
“저는 새벽 한 시부터 줄 서서 어린이집에 넣었어요”(○○맘○○)
“어린이집이 아이 수에 비해 적어서 경쟁률이 장난이 아니에요.”(○○○○맘8○)

홍성지역 임신 출산 육아 정보를 나누는 인터넷카페 ‘홍성맘’의 고민게시판에는 영유아를 키우는 엄마들이 어린이집 보내기가 어렵다는 글을 심심찮게 올리고 있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교직원 A씨(34)는 천안에서 내년 3월 홍성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 살배기 아이를 맡길 어린이집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A씨는 “군청 주민복지과에 문의했는데 개원하는 곳이 없다고 들었다”며 “내포신도시 때문에 내년에 어린이집이 생기기는 할 것 같은데 당장 구하지 못해 복직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기가 힘든 건 예산군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예산공립어린이집 원장은 “아이를 맡길 수 있느냐는 문의가 정말 많이 온다”며 “접수를 받기는 하지만 우선순위에 따라 안 될 수도 있다고 안내한다”고 말했다.

홍성읍에서 예산군 덕산면으로 이사 간 30대 이 씨는 “세 살짜리 아이를 저녁까지 맡아줄 어린이집을 지난 1월부터 찾았는데 10월에야 겨우 연락이 왔다”며 “그나마 늦게까지 봐주는 곳이 없어 계속 홍성으로 아이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성군 어린이집도 내년에 들어가려면 8월부터 알아보러 다녀야 한다”며 “맞벌이 부모들은 어쩌라는 거냐”고 말했다.

부모들은 이같은 현상을 ‘어린이집 대란’이라고 부르고 있다. 홍성군의 10월 현재 어린이집 대기자는 70~80여 명 수준이며 예산군의 경우 8월 말 기준 55명으로 집계된다. 이는 지난해부터 만 0~2세를 대상으로 한 보육시설에 무상보육이 확대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집에서 아이를 키우면 소득 하위 70%에 대해서만 한 달에 10만 원씩 양육수당으로 지원받을 수 있지만, 어린이집에 보내면 만 1세(2010년 생)는 34만7000원, 만 2세(2009년 생)는 28만6000원을 소득수준과 무관하게 보육료로 지원받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이같은 보육료 지원에 대해 정부가 축소 방안을 발표했지만 올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한 부모들은 내년에도 대기자로 밀릴 것을 대비해 미리 신청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포신도시가 변수= 홍성·예산에서 영아를 둔 부모들은 내포신도시를 계기로 부족한 보육시설이 늘어날지 기대하고 있다. 덕산면에 사는 한 부모는 “초 중학교 개교도 중요하지만 도청이전 후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대한 계획이 궁금한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포신도시 초기에 건설되는 영유아 보육시설도 그다지 여유롭지 않은 상황이다. 도는 내포신도시에서 2013년에 청사 어린이집(76명)과 병설유치원(50명) 롯데아파트(40명) 등 166명의 영유아 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청사 어린이집의 경우 도 공무원 자녀가 부족한 경우에만 지역 주민을 추가로 받을 예정이지만 첫해에 정원을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충남도 총무과가 지난 8월 보육수당을 받고 있는 도청 공무원 786명을 대상으로 청사 어린이집 이용 의사를 자체조사했다. 그 결과 2013년 청사 어린이집 이용 의향이 있는 사람은 74명이며 2014년에는 24명이 늘어난 96명인 것으로 나타나 76명 규모의 청사 어린이집 정원보다 많았다. 또한 도 교육청이나 경찰청 등은 직장 내 보육시설을 만들 계획이 현재까지 없어 지역 주민들이 내포신도시의 직장 내 보육시설을 이용하기에는 무리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당장 12월 18일부터 문을 열 계획인 도청사 내 어린이집 민간 위탁 운영자는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도 관계자는 ”지난번 입찰을 공고했으나 유찰돼 오는 29일 재입찰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특히 이같은 시설이 계획대로 개원하더라도 홍성읍과 덕산면, 내포신도시 등 특정 지역과 특정 연령대에 집중된 보육시설 부족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어린이집 증설 여부 결정 유보= 아파트의 의무 보육시설을 제외한 민간 어린이집은 각 군의 보육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인허가를 결정한다. 이때 어린이집 정원 충원율이 고려되는데 정원 충원율은 지난해 말에 비해 올해 홍성군은 84.5%에서 88.8%로, 예산군 89.6%에서 90%로 올랐다.

예산군은 지난 9월 보육정책위원회를 열고 28명의 증원을 결의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올초 농협에 직장 보육시설이 추가로 생겼으며 전국 평균보다 충원율이 높아 89% 이하로 낮추기 위해 증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도청 이전 초기 단계에서 내포신도시 내 어린이집 인허가까지 담당하게 된 홍성군은 아직 결정을 유보하고 있다. 홍성군 관계자는 “내포신도시 내 민간 어린이집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정부정책 변화 때문에 늦어지고 있지만 12월 내포신도시 입주 전에는 보육정책 위원회를 열어 인허가 확대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홍성군은 지난 7월 보육시설 정원 22명을 증원했지만 6~7년 동안 어린이집 인허가는 한 건도 없다. 그러나 군내 어린이집 정원 충원률은 장애아전담 보육시설이나 영유아 통합 보육시설, 광천이나 갈산 등 농촌지역 보육시설까지 포함한 전체적인 수치만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수요가 몰리는 홍성읍, 덕산읍, 내포신도시등 도심 지역과 특정 연령대의 어린이집 정원 포화상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