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학<전 갈산고등학교장>
출산한지 한 해만에
스물한 살 푸르른데
낭군을 여의시는 천붕(天崩)의 슬픔을 안고
평생을 외기러기로
살아오신 어머니
젖꼭지 말라붙어
울며 보챈 어린 놈 안고
등잔 심지 다 닿도록
길쌈으로 하얀 밤 지새우시며
그 등잔불로 아침 곱삶이 지으신 어머니
없이 사는 고통
그 설움 떨치고자
바위이마 어둔 길 헤치며
새벽길 두엄내고 한 밤 중에 돌아오니
몸인들 마음인들 녹초 아니 되셨을까
고개 넘어 꼬부랑길
심선댕이 밭뙈기를
한 골 더 매시려 목마름을 아셨을까
해 저문 줄 아셨을까
저 하늘 달님조차 눈물을 흘렸다네
가난 속 아들 뒷바라지
애 태우신 어머니
아버지 뒤를 이어 선생이 되던 날은
어머니 보조개 위에
웃음꽃이 피었네
돌아보면 한 평생을
아들 위해 바치시니
삶의 굽이굽이 태산처럼 쌓인 은혜
갚을 길 없어
반백의 자식 놈은
오늘도 눈물어려 어머니를 기리 옵니다
※이병학 씨가 가문과 제자들이 세운 장한 어버이 비에 새긴 사모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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