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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인터뷰/ 정낙균<한국감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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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향인 인터뷰/ 정낙균<한국감사협회 회장>
  • 윤진아 기자
  • 승인 2012.08.10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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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지키고 신뢰 중시 … 요직 두루 거친 전통 감사인

제12대 한국감사협회 회장에 취임한 정낙균(60) 출향인을 서울 여의도에 소재한 한국정책금융공사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난 5월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감사협회 임시총회에서 신임회장으로 선출된 정낙균 한국감사협회장은 감사원의 핵심요직을 두루 거치며 원칙을 중시하는 감사인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성균관대 행정학과 졸업 후 제17회 행정고등고시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감사원에서 금융심의관, 감사국장, 제2사무차장 등을 역임했다.

임기동안 정낙균 한국감사협회장은 감사 신뢰성과 전문성을 제고시켜 경영 투명성 및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모든 감사인이 공조하는 환경을 협회 차원에서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대형사고 및 비리 예방을 위한 내부감사의 기능을 체계화하고 자율적인 윤리문화 형성에도 두 팔을 걷어붙일 예정이다.

대형 사고·비리 예방 내부감사 중시

감사란 대상 조직 및 업무수행에 대해 잘못을 밝히고 상응하는 책임을 지우거나 시정·개선하는 일이다. 감사인에게는 ‘옳음을 실천하고자 하는 기운’인 ‘호연지기(浩然之氣)’가 필수덕목이라고 강조하며 정낙균 회장은 문제의식, 목표의식, 사명의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가 모 공공단체의 상임감사로 있을 때의 일이다. 산하 100% 출자 저축은행에 대해 2년 주기로 감사를 시행하던 중 감사계획을 변경·수립하는 과정에서 바로 이 ‘문제의식’을 느꼈다.

“해당 저축은행이 대출의 절반 정도를 부동산 개발관련 PF에 투자하는데, 불실자산 장부반영 등을 제대로 안 하는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해서 대출업무에 대한 성과감사를 실시해 재무정확성과 건전성을 유지하게 하고 해결대안을 제시할 계획이었지만, 해당 저축은행 및 본부 관련부서, 그리고 임원 일부까지 감사 자체를 반대하고 나왔지요. 문제가 명백하며 그때가 해결 적시라는 점을 이해시키고 예상효과를 제시해 감사를 강행했습니다.”

감사 결과 많은 불법·부실대출이 드러났고 거액의 자산 상각 및 손실 충당금 조성이 요구됐으며, 곧 은행장 교체 및 관련 간부 다수의 중징계가 조치됐다. 이게 2009년의 일이니, 저축은행에 대한 감사원 감사보다 1년 반 이상 빠른 시기에 이루어진 일이다. 해당 은행은 그 후 아무런 문제가 드러난 바 없었다. 반대세력의 저항이 심했지만 굴하지 않은 호연지기로 결국 옳은 일을 해냈다는 점에서 뿌듯한 보람으로 남는 일이다.

남다른 청렴과 강직한 품성이 요구되는 감사업무는 충절의 고장 홍성 사람에게 잘 맞는다는 너스레를 건네며 그가 씩 웃는다. 홍동면 수란리가 고향인 정낙균 회장은 故 정길용, 박이순 씨의 2남 4녀 중 막내로 태어나 금당초(11회), 홍성중(17회)을 졸업했다.

“논 열댓 마지기 농사짓는 집안에서 빠듯하게 자랐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쉬어본 적이 없지요. 당시 대학 등록금이 6만5000원이었는데, 1등에게는 5만 5천 원의 장학금을 줬거든요. 아르바이트하며 기를 쓰고 공부해 1등 장학금을 탔는데, 한번은 저만큼이나 처절하게 노력한 제 동기가 3등을 해 장학금을 못 받고 크게 낙심하는 모습을 봤어요. 저보다 더 어려운 형편의 친구라서 자칫 등록을 못할까봐 걱정되더라고요. 제 코가 석 자지만, 제 장학금의 절반을 뚝 떼어줬지요. 저야 아르바이트를 좀 더 하면 되니까요.(웃음)”

한국감사협회 사회공헌활동 물꼬 터

매년 홍성지역의 소년소녀가장돕기, 독거노인돕기, 홍성사랑장학금 기탁 등을 실천하는 출향인 모임 ‘홍주사랑회’ 회원이기도 한 정낙균 회장은 지난 7월 25일 한국감사협회 임직원들과 함께 서울시 동작복지재단을 찾아 무의탁 독거노인 50명에게 쌀을 전달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한국감사협회의 첫 사회공헌활동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임직원들이 직접 지역 사회보호시설을 찾아 소외된 이웃과 희망을 나누고자 마련한 행사입니다. 이제 방향을 잡았으니, 그 속도를 높여 나갈 차례입니다.”

정낙균 회장은 올해를 한국감사협회 사회공헌 활성화 원년으로 삼고 그 활동을 강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늘 옳은 마음(義)을 새기고 행해야 한다는 정낙균 회장의 리더십은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감사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거센 바람이 불어올 때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실천하는가에 따라 역사가 달라진다. 전 세계적인 위기를 기회로 삼아 호연지기의 정신으로 슬기롭게 대처하는 감사인이 위대한 조직, 위대한 사회를 만든다는 말에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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