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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앞장서는 개인택시 기사 김성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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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 앞장서는 개인택시 기사 김성수 씨
  • 정명진 기자
  • 승인 2012.02.24 09:5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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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어르신들 발이 되어드리겠어요”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김성수 씨(53·사진)는 단골 어르신들이 많다.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에게는 각별한 마음을 쏟는다.

김 씨는 최근 금마면 장성리의 혼자 사는 할아버지를 택시에 태웠다가 평소 모습과 다르게 기력이 없어 보여 병원 입원을 권했다. 어르신이 한사코 입원을 거절하자 예산에 사는 자녀들에게 연락했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이었다.

어르신의 딸 김경숙 씨는 “택시 아저씨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했다”며 “아버지와 떨어져 살고 있어서 항상 걱정이 많은데 평소에도 이 택시 아저씨께 의지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부터 병원 퇴원은 이 아저씨가 해주셨다”고 고마워 했다.

김 씨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직접 업어서 내려 주기도 한다. 에덴복지재가센터 김순옥 원장은 “지난달 눈이 많이 왔을 때 운전하기 겁이 나 이 택시기사 분을 불렀는데 직접 업어서 계단까지 올라갔다”며 “가끔씩 몸집이 큰 할아버지를 모시고 올 때도 이 택시기사 분을 찾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혼자 사는 할머니들 잔심부름까지 도맡고 있다. 택시를 탔다가 집안에 고장 난 가전제품이 있으면 시내에서 직접 부품을 사서 고쳐 주기도 한다. 구항면 황곡리의 이정후 씨는 “이 아저씨가 시내에도 하루 서너 번씩 왕복하면서 전화도 갈아주고, 오늘은 밥솥까지도 고쳐줬다”며 “아들이 멀리 있어서 자주 못 오는데 너무 고맙다”고 했다.

김 씨는 “예전에는 택시 손님들이 돈 있는 중장년층이었지만 요즘에는 손님 대부분이 운전을 하기 힘든 어르신들”이라며 “중요한 손님에게 잘 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래로’콜택시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김 씨는 앞으로 독거노인들의 집 위치를 GPS로 저장해두고 응급상황을 대비하거나 구급약이라도 사다줄 수 있는 ‘응급콜’과 자녀를 안심하고 택시에 태울 수 있는 ‘안심콜’을 실시하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잠시 하려고 시작했던 택시 운전이 벌써 20년이 넘었어요. 그동안 운전한다는 핑계로 따로 봉사활동 시간을 내지 못했지만 이제는 택시로 어르신들에게 봉사하고 싶습니다.”

50대 김씨의 얼굴 주름들이 곱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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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준 2022-11-02 20:22:50
앞서가는 선행이라는 말이 참 아름다운 말 같네요 이런게 바로 개인택시 기사분들만이 할 수 있는 선행 아닐까요? 이런분들이 한분이라도 더 생긴다면 훨씬 더 아름다운 세상이 만들어 질거 같아요

이현규 2022-08-27 10:05:14
이렇게 콜택시에서 선행 앞장서는 개인택시 기사 김성수 씨를 보니 노인분들을 돕는 그런 행동이 정말 따듯하다고 느꼈고 최근에는 혼자 사는 할머니들 잔심부름까지 도맡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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