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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초 로봇과학캠프 이끄는 현병기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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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초 로봇과학캠프 이끄는 현병기 씨
  • 이선정 기자
  • 승인 2011.07.22 0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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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즐기고 놀아야 배울 수 있어요”

"기운 센 천하장사 무쇠로 만든 사람, 인조인간 로보트 마징가~제트”

흔히 로봇하면 만화나 영화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남자들 중에는 로봇장난감 하나씩은 가지고 놀았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로봇을 만드는 ‘박사’가 되고 싶고 직접 로봇을 조종하는 꿈을 꾸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로봇에 대한 또 다른 이미지가 있다. 바로 ‘최첨단 과학 기술이 응집된 산물로 과학자들의 전유물’이라는 것이다.

로봇에 대해 즐기고 놀아야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 이, 올해로 10년째 로봇에 푹 빠졌다는 현병기(50) 한국로봇교육콘텐츠협회 로봇캠프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아이들은 로봇을 굉장히 좋아해요. 하지만 이게 놀이에서 공부가 되면 흥미가 뚝 떨어지는 거죠. 그래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광남초등학교 4회 졸업생인 그는 모교 후배들을 위해 매주 월요일마다 기차에 몸을 싣는다. 올해로 벌써 4년째다. 서울서 광천까지 두 시간 남짓 걸리지만 시골 작은 학교의 방과후 교실에서 아이들에게 로봇을 가르치기 위해 오가고 있다. 광남초 교사들조차 현병기 씨의 지극한 후배사랑에 감탄할 정도다. 광남초 강미영 교사는 “올해 되어서야 강사비를 조금 드릴 수 있게 된 거지 그동안은 교통비며 강사비를 드리지 못했는데도 후배들을 위해 열심히 해주시는 모습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병기 씨는 전혀 수고롭지 않단다. 자신을 기다리는 정 많은 후배들의 얼굴을 떠올리면 기차를 타는 두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그는 군대를 다녀온 후 컴퓨터 프로그래밍이 발전될 것으로 보여 관심분야를 그쪽으로 돌렸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로봇에 관심이 갔고 로봇교육에 발을 디뎠다. “10년 전에는 로봇 하나 만들려면 직접 납땜부터 하고 아주 힘들었죠.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여러모로 나아졌어요. 조립하기도 쉬워졌고요.”

올해 4년차를 맞는 광남초 로봇 과학 캠프를 이끌고 있는 현병기 씨는 시골에서 학교를 다닌다고 해서 꿈이 한정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광남초 총동창회가 자비를 들여 개설한 로봇교실로 인해 후배들이 자연스럽게 로봇을 익히고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로봇에만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 아니라 꿈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자극 중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아 내가 로봇을 만들어 보니 조립을 잘하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소질이 있네?’ 등 자신도 모르던 자신의 소질을 알 수 있는 계기인거죠.”

그는 자신의 후배들에게 로봇을 가지고 ‘함께 놀기’ 위해 앞으로도 매주 월요일이면 광천행 기차를 탈 계획이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로봇 캠프를 열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이를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가 로봇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어떤 추억과 즐거움을 만들어갈 지 자못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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