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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면 와리 김성달 가의 ‘살아있는 가족문학사’ 연구 문희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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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면 와리 김성달 가의 ‘살아있는 가족문학사’ 연구 문희순 교수
  • 전상진 기자
  • 승인 2011.07.08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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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터에 가족 시비(詩碑) 건립해주길”

문희순(49) 충남대학교 외래교수는 뜨겁다. 단 1분이라도 아껴 이들의 이야기를 꼭 전해주고 말겠다고 각오한 사람처럼 강의 내내 들뜨고 흥분했다.

문 교수가 이처럼 들뜨고 흥분해 들려주고 싶은 이들은 과연 누굴까. ‘홍성의 역사와 문화 강좌’에서 문 교수는 이들 부부와 그 자녀들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홍성 아니 홍주의 역사 속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도 모자랄 정도로 문학사의 도도한 물결을 이루고 있는 이들은 바로 김성달·이옥재 부부와 그들의 자녀들이다. 갈산면 오두리 342번지는 바로 안동김씨(갈뫼김씨라고도 함) 김성달 가족의 사랑과 꿈이 서린 곳이다. 그들 가족은 부부와 부실 울산 이씨, 13명의 자녀 모두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살아 있는 가족문학사를 꾸몄다.

문 교수는 뜨거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꺼냈다. “조선 후기 문학평론가 이규경은 그의 문학평론서 ‘시가점등’에서 김성달 가의 놀라운 문학적 기량과 시의 경지를 평가하면서 ‘책에 수록된 규방에서 읊은 시는, 압록강 동쪽(우리나라)에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라고 김성달 가를 극찬하고 있다”며 “김성달 가의 살아있는 가족문학사를 발굴한 것은 실로 나를 존재하게 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호기심을 가지고 그 실체를 확인하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언제나 허탕이었다. 그러던 중 김성달 가의 막내딸인 김호연재를 알아가면서 궁금증은 더해갔고, 대덕 회덕 법천(지금의 대전시 대덕구) 은진송씨 가문으로 시집 간 김호연재를 찾아, 갈산 오두리 김성달 가를 찾아 이리저리 그들의 행적을 찾아 뛰어다녔다. 문 교수의 그런 노력을 하늘이 도와주었는지 2000년 은진송씨 가문으로부터 ‘안동세고’와 ‘연주록’ 두 권의 책을 찾아냈고, 그 기쁨은 지금도 흥분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문 교수는 김성달 가족이 남긴 그 방대한 문학에 압도됐고, 부지런한 발품을 팔며 그들 가족의 문학사를 차분하게 정리해나갔다.

그러나 문 교수는 홍성지역에서 김성달 가족에 대해 아는 이가 거의 없다며 안타까워한다. 갈산 오두리 생가 터는 이미 다른 성씨의 손에 넘어갔고, 기왓장 조각들만 옛날 김성달 가족이 살았던 흔적을 말해주고 있다.

문 교수는 “해마다 답사객을 데리고 갈산 오두리 생가 터를 찾는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 훵한 생가 터를 보여줄 때마다 민망하고 안쓰럽기까지 하다”며 “이제라도 홍성지역과 문학단체들이 나서서 시비(詩碑)라도 생가 터에 세워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많은 사람들이 ‘김성달 가문 시비’ 건립에 앞장서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하며 총총히 발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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