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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기행/ 기억속에 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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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기행/ 기억속에 보리밥
  • 이선정 기자
  • 승인 2011.06.30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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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뜯는 쫄깃한 들깨 수제비에 반하다

▲ 기억속에 보리밥을 운영하는 김은숙(사진 왼쪽부터)·장재숙·김문숙 씨.
연일 이어지는 장마와 태풍으로 맑은 하늘 보기가 하늘에 별따기인 요즘이다. 비가 오는 날은 전을 부치는 고소한 냄새가 참을 수 없고 밀가루 음식이 당기기도 한다. 여름철 더위에 지친 입맛은 평범한 백반도 물리게 마련이다. 그런 날 점심식사 메뉴로 쫀득한 수제비와 매콤달콤한 보리밥은 어떨까.

홍성읍 오관리 낙협 옆쪽에 위치한 기억속에 보리밥(대표 김문숙)에는 점심시간 12시가 조금만 지나도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북적인다. 넉넉한 인심으로 질그릇에 수북히 담아주는 보리밥 비빔밥과 고소한 들깨 수제비 궁합이 손님들의 발길을 끌어모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억속에 보리밥은 친구 사이인 김문숙(56)·김은숙(56)·장재숙(55) 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여자 셋이 모이면 접시가 깨진다는 말은 확실히 틀린 말이다. 이들 셋이 모이면 쫄깃쫄깃한 수제비가 만들어지고 알알이 씹히는 맛이 일품인 보리밥이 완성되니 말이다.

김문숙 씨는 “손이 많이 가는 수제비는 하루 전날 반죽을 해둬요”라며 “막상 점심 장사 시간에는 불 앞에서 수제비를 뜯다보면 시간이 다 갈 정도거든요”라고 말했다. 세 여주인의 원칙은 ‘불어버린 수제비를 팔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주문이 들어오는대로 수제비를 뜯는다. 때문에 팔과 어깨에 파스가 마를 날이 없을 정도.

간혹 수제비를 두고 직접 뜯은 수제비인지 시중에서 파는 수제비인지 내기하는 손님들도 있다고 한다. 한편 고소한 국물의 비법인 들깨가루는 매일매일 구입해 쓴다. 시간이 지나면 신선하고 고소한 맛이 덜해지기 때문. 수제비의 쫄깃한 식감과 부드러운 들깨 국물은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고르게 인기가 많다.

통통하게 오른 찰보리로 만들어진 보리밥도 입맛을 살리는 데 으뜸이다. 콩나물, 참나물, 숙주나물, 호박나물 등을 보리밥에 척척 얹어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비비고 나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곁들여져 나오는 깔끔한 맛의 열무김치도 인기가 많다. 장재숙 씨는 “김치를 담그는 날이면 손이 모자라 가게 문을 잠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다보니 처음 먹는 손님들 중에는 김치가 쓰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골손님들은 담백하고 개운한 맛이 좋다며 반찬 그릇을 삭삭 비우기도 한다.

불어버린 수제비는 손님 상에 낼 수 없다는 원칙 때문에 기억속에 보리밥은 예약을 받지 않는다. 그때 그때 온 손님들에게 바로 바로 음식을 내겠다는 것. 김은숙 씨는 “예약을 받지 않는 식당이 어디 있느냐고 하는 분들도 계신데 수제비는 식으면 맛이 없거든요”라고 설명했다.

요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야채전과 동동주를 찾는 손님들도 많다. 기름에 구워진 고소한 야채전 냄새를 맡으면 배가 불러도 한 입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되고 톡 쏘는 알싸한 맛의 동동주는 비오는 날과 찰떡궁합이기 때문이다.

기억속에 보리밥 메뉴는 보리밥 5000원, 들깨수제비 6000원, 야채전 6000원이고 저녁 8시 30분까지 운영한다. 문의는 기억속에 보리밥(633-2363)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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