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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주상사 김영용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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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주상사 김영용 사장
  • 윤진아 기자
  • 승인 2011.06.27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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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 홍주상사 간판 세웠으니 군위선양 해야죠”

외국 나가면 다들 국가대표가 된다. 몰랐던 애국심도 성큼 자라고 말이다. 인천에서 ‘홍주상사’라는 간판을 내걸고 불철주야 뛰고 있는 김영용(46) 사장 역시 그렇다. 단체급수 대용량정수기 제조·유지·보수 전문업체를 운영 중인 김씨는 “적어도 내 고향 이름에 누가 되는 일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게 되더라”고 귀띔했다.

애향심 담는 정수기 업체

건물 입구에 들어서니 ‘홍주상사’라고 쓰인 현판이 눈에 들어온다. 외지에서 만난 ‘홍주’라는 이름은 참 반갑다. 비단 기자뿐만이 아닐 터이다.

“우연히 홍주상사라는 간판을 보고 들어와 ‘고향이 어디요?’라고 물으며 친밀감을 표시하는 분들이 종종 있지요. 생판 모르는 남일지라도 조금만 얘기를 나누다 보면 고향에서 같이 나고 자란 듯한 정이 느껴져요. 고객 중에도 홍성분들이 꽤 있어요. 저희는 주로 관공서·학교와 거래를 많이 하는데, 그곳에 근무하는 출향인들이 뒤늦게 상호를 보고 따뜻한 격려를 해주곤 하지요. 그러니 저도 국위선양은 몰라도 ‘군위선양’에는 일조하려고 더더욱 노력하게 되고요(웃음).”

사무실 내부에는 좀 더 환하게, 영어로 ‘홍주’를 밝혀 놨다. 더 크고 넓게 뻗어 나가겠다는 포부를 담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단다. 김영용 사장은 2006년 홍주상사를 설립해 연수초등학교, 주안초등학교, 인천중학교, 미추홀외국어고등학교, 인천문학정보고등학교 등 인천지역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에 단체급수 대용량정수기를 납품하고 있다.

은하에서 동화같은 어린시절

“설령 우리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들에게 깨끗한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한다는 원칙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장사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신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테니까요.”

서글서글한 눈매에, 나서기 싫어하고 큰 욕심 없는 건 부친 김재도(91) 씨를 똑 닮았다. 은하면이 고향인 김영용 사장은 은하초(43회), 결성중(16회)을 졸업하고 부천으로 올라왔다.

“지금은 다 매립됐지만 저 어릴 때만 해도 배가 드나드는 바닷가였어요. 백사장을 뛰어다니면서 조개도 잡고 게도 잡으며 동화 같은 유년시절을 보냈지요. 시간이 흐르니까 벼농사, 담배농사 일하며 고생했던 기억도 아련한 추억이 되더라고요. 중학교 졸업하고 누나가 있는 부천으로 올라왔는데, 그때 저하고 같이 부천공고로 진학한 오종석, 이명성 친구들과는 허구한 날 뭉쳐 다녔지요. 그때는 방학 때마다 집에 가려면 용산에서 버스 타고 5시간 넘게 걸렸는데, 이제는 고향 가는 길이 시원하게 잘 뚫려 갈 때마다 감회가 남다릅니다.”

감사 인사 권하는 남자

넉넉지 않은 살림이지만 이 정도면 행복한 삶이라고 말하는 김영용 사장은 나눔에도 기꺼이 힘을 싣는다. 복지기관을 통해 정기적으로 소외이웃을 후원하는 그는 “내가 가진 것을 조금 나눠서 누군가가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라고 반문했다.

“사실 제 꿈은 별 거 없어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열심히 일하며 후회 없이 살다가, 나이 들어서도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가뿐히 등산을 다닐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는 지금의 제 삶이 참 감사합니다. 나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부모님이 감사하고, 내 곁에서 함께 살아주는 아내와 어느새 자란 아이들도 고맙지요.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따뜻한 인사 한 마디라도 더 건네주시는 이웃들도 고맙고요.”
고마워할 거리와 고마운 대상이 점점 많아지고, 그 마음을 표하고 나누면서 김영용 사장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갈증을 해소하는 물을 실어 나르며 인천 방방곡곡 ‘착한 꿈’을 배달하는 그가 당신에게도 띄운 감사 인사를 기쁘게 받아주었으면 한다.

윤진아 서울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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