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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정신과 정체성 되살리자①/ 만해 한용운 선사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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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의 정신과 정체성 되살리자①/ 만해 한용운 선사2
  • 전상진 기자
  • 승인 2010.07.16 0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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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는 없지만 만해 사상은 남는다”

홍성(옛 홍주)의 올곧은 정신을 회복하고 홍성인의 정체성을 되살리는 것이야말로 도청신도시 시대를 맞이하는 홍성 자존의 회복이다. 홍성인이 주체가 되어 홍성 역사문화인물 사상과 정신을 통해 홍성의 정신과 정체성을 되살리자. 유구한 홍성의 문화유산 숨결을 통해 뿌리 깊은 홍성의 역사를 배우자. 오늘 우리에게 정치와 경제보다 앞서는 것은 정신과 정체성이다. 본지에서는 홍성의 역사인물들과 유구한 문화유산을 통해 홍성의 정신과 정체성을 되살리고자 하는 글을 연재한다. 아무쪼록 독자들의 끊임없는 관심과 질타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만해 한용운 선생은 평생 뜻한 바를 한 번도 굽히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실천해 나간 사상가로, ‘임’의 상실을 가히 없는 기다림으로 극복해간 문학인으로 우리 앞에 우뚝 서 있다.

만해는 <조선불교유신론>, <불교대전>, <채근담>등을 통해 불교계의 모순된 구조와 불교의 친일경향에 맞서 불교개혁운동을 전개했고, 3·1운동 후 옥고를 치르면서 <조선독립이유서(조선독립에 대한 감상의 대요)>라는 명논설을 발표해 조선독립을 현실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웅혼한 기개가 넘치는 명문장으로 임시정부의 초석을 다지는 데 큰 힘이 됐다.

흔히 만해를 문단외적 시인이라고 부르는데, 어느 동인지에도 속해 활동하지 않고 다른 문인들과 어울려 글을 쓰지도 않고 홀로 오로지 나라의 주권을 빼앗기고 남의 나라 식민지로 전락한 민족적 현실을 ‘진실로 뼈아프게 느끼고, 그 아픔을 처음으로 시 속에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만해는 한국 최초의 근대 민족 시인이라 할 수 있다.

임의 상실을 극복의 의지로 형상화한 시집 <님의 침묵(沈默)>(1926년 5월 26일·회동서관 초판 발간·만해기념관 소장)은 조국 상실의 아픔을 독립에 대한 의지로 극복한 위대한 혁명가로 시로, 민족의 구원을 열망하는 선구자의 시로, 오늘의 우리에게 아름다운 명상의 서정시로 읽히고 있다.

<님의 침묵>에 드러난 만해문학의 특징은 바로 독립사상과 불교사상이 탁월하게 예술적으로 결합된 데서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자유와 평등사상, 민족사상과 민중사상으로 요약되는 만해의 불교 세계관과 독립사상은 만해문학의 뼈대이자 피와 살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만해문학은 불교사상과 독립사상, 문학사상이 삼위일체를 이룬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만해문학의 절정체인 <님의 침묵>은 올해 문화재청이 조사 목록화한 ‘근대문학분야 문화유산’으로 선정, 등록됐다. <님의 침묵>은 혹독한 언론 탄압 속에서도 문학적 저항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문학적 가치가 높다. 또 당시 국어의 변화, 출판 형태의 변화를 보여준다는 점에 문화재적·국어사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만해의 고향인 홍성에서는 점점 만해를 잊고 있다. 단지 만해를 기억할 뿐이지 만해의 정신을 잃고 말았다.

홍성에서는 1995년 제1회 만해제 행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해마다 꾸준히 치르고 있다. 그러나 특성화와 차별화된 축제를 발전하지 못하고 현재 홍성내포축제 안에 작은 행사로 축소된 채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만해추모다례마저 치르지 못한 채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제 만해는 없지만 만해의 정신은 기억해야 한다. 만해의 독립사상과 불교사상과 더불어 소중한 홍성의 민족사상과 민중사상을 계승해야 한다.

올해 홍성문인협회 주관으로 만해문학의 밤 행사는 만해생가지에서 치러진다. 만해시인학교, 만해사상의 체험, 만해문학의 재해석과 체험 등 다양한 행사의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이곳에는 만해는 없지만 만해 사상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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