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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해변 변한 모습 확인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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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해변 변한 모습 확인해 달라”
  • 심규상 기자
  • 승인 2009.03.16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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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시장·군수 인터뷰(3)/ 진태구<태안군수>

충남지역 풀뿌리 언론들의 연대체인 ‘충남지역언론연합’이 ‘오마이뉴스 대전충남’과 함께 ‘찾아가는 시장-군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인터뷰는 충남의 시장군수들을 매월 1명씩 만나 인근 주민들의 삶의 고민을 공유하고 모범적인 행정사례를 찾아 확산시키고 자 하는 취지에서 마련됐습니다. <편집자 주>

진태구(64) 태안군수는 2년 째 운동화만 신고 출근한다. 서해안 기름유출 사고 이후 넥타이를 풀고 구두를 벗어 던졌다. 군민들이 삶의 벼랑끝에 서서 고생하고 있는데 군의 수장이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고 돌아다닌다는 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서다.

진 군수는 “경기불황으로 태안 기름유출사고가 잊혀 가고 있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며 “그동안 정부에서 수차례에 걸쳐 주민생계지원 사업을 지원하였지만 주민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 대한 생계대책 차원의 특별지원이 이뤄져야하고 중, 장기 해양복원 계획을 수립해 ‘해양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는 4월 24일 열리는 국제안면도꽃박람회 관람객 유치 목표를 110만 명으로 설정했다. 경기침체에 따라 목표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꽃박람회는 우리 군과 충남도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사업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올해 역시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생각된다. 여행이나 레저 등 여가활동비를 최우선적으로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면도 꽃박람회가 열리는 기간에 경기도 고양시에서도 같은 행사가 열려 어려움이 더욱 크다. 하지만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의 성공이 기름유출사고를 극복중인 태안의 확실한 재기 발판이라고 생각하고 홍보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저를 필두로 부군수, 부서장, 각 실무담당 등 전 공무원이 총 동원된 ‘꽃박람회 홍보단’을 구성해 자치단체와 향우회, 종교계, 기업체, 자원봉사단체 등 전국 1400여 곳을 방문하고 있다”

-태안군이 서산시와 분리돼 복군된 지 20주년을 맞은 것으로 알고 있다. 복군 20주년의 의미는?
“20년 전과 비교할 때 태안군은 눈부신 성장과 발전을 해 왔다. 여의도의 4.6배에 달하는 면적이 늘었고, 재정규모도 16배가 증가했다. 복군 20년은 태안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군민의 마음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에 따라 전 군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기념행사를 열고 다시 태어나는 새 태안을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다”

-태안 기름유출사고 이후 생태계 복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큰 목표가 생겼다. 두 사안에 대해 조화를 이루기 위해 어떠한 구상을 갖고 있나?
“자원봉사자들의 힘에 의해 대부분 복구가 끝났지만 피해가 심했던 도서지역과 사람의 발길이 닿지 못했던 지역을 중심으로 오염이 발견되고 있다. 따라서 방제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정부의 장기적인 환경복원 프로젝트 추진을 건의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관련해서는 우선 2020년까지 총 9조 156억 원이 투입되는 태안 기업도시가 올해로 1단계 건설공사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기름유출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가장 우선해서 나서야 할 일이 있다면?
“우선 경기불황으로 태안 기름유출사고가 잊혀 가고 있다는 것이 가장 아쉽다. 그동안 정부에서 수차례에 걸쳐 주민생계지원 등을 했지만 주민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다. 정부에서는 피해지역, 피해정도를 감안해 지원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주민 불만이 많다. 기준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실질적인 지원 사업이다. 수산, 관광 등 직접 피해자에 대한 생계대책 차원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침체된 수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수산자원 확보 시설투자도 필요하다. 사고 이전으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시설투자가 시급하다. 아울러 국가의 재정투자를 수반한 중장기 해양복원 계획을 조속히 수립해 ‘해양 생태계’의 완전한 복원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태안 기름유출사고 이후 넥타이를 풀고 구두를 벗어던지고 운동화만 신고 다니고 있는데 언제까지 이런 차림을 유지할 생각인가?
“기름유출사고 직후부터 사실 넥타이를 매고 구두를 신을 만큼의 여유가 있질 않았다. 군민들이 삶의 벼랑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군의 수장이 말끔히 차려입고 돌아다닌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직도 주민들의 아픔은 계속되고 배상문제가 완료되지 않아 공식행사 등을 제외하고는 아직 구두와 넥타이를 착용할 수 없다. 주민들의 아픔이 가시고 예전의 평온했던 태안의 모습을 회복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구두를 신고 넥타이를 매게 될 것이다”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을 놓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태안군의 입장은?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건설은 삼면이 바다이고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의 특징을 살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활용 계획의 핵심 사업이다. 우리 군 이원면 내리와 서산시 대산읍 오지리를 사이에 두고 들어서게 될 가로림만 조력발전소의 규모는 설비용량 520㎿,연간발전량 950GWh,방조제 길이 2053m에 달한다. 따라서 조력발전소 건립은 일개 지방자치단체가 하고 안하고의 문제가 아닌 정부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국가 시책사업이다. 우리 군은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혜택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여건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기업도시, 안면도 국제 관광지 개발, 보령-영목항 연륙교, 가로림조력발전소 건설 등 청정 관광 태안군이 대규모 개발 사업이 연이어 추진되면서 생태계 파괴와 환경 파괴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모든 개발이나 사업 추진에 앞서 항상 환경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면서 친환경적인 개발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다행히 가로림만 조력 발전소와 보령-영목항 연륙교 사업 모두 전문가 조사 및 분석 결과 생태계 파괴와 어업권 피해가 생각보다 큰 수준의 우려사항이 아닌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내년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할 작정인가?
“아직은 내년 지방선거를 생각하고 그럴 때가 아니지 않나. 기름유출사고 복구 등 당면 현안 극복에만 몰두하고 있다. 다만 연령으로 볼 때 군민들이 나에게 또 (군수)일을 맡겼을 때 이를 수행할 힘이 있을까 등 여러 측면에서 고민 중이다. 주민에게 봉사하러 왔는데 오히려 피해를 줘서는 안 되지 않겠나”

-끝으로 덧붙이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기름피해를 딛고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하지만 여전히 서해안 지역과 태안주민들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필요하다. 우선 오는 4월 24일부터 5월 20일까지 안면도에서 열리는 국제꽃박람회장을 꼭 찾아 꽃도 구경하고 전 국민이 닦아놓은 해변이 어떻게 변했는지 확인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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