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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흩날리는 교정에서의 연주 황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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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흩날리는 교정에서의 연주 황홀해요”
  • 정진옥 기자
  • 승인 2008.04.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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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색소폰동호회, 구항초교서 색소폰 공연

회원들이 사부로 모시는 이종근 씨와 이병창, 김광식 씨는 색소폰 연주경력 10년 차로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한다. 사진 왼쪽부터 색소폰 동호회 이충엽 회장, 장내홍, 이병창, 이종근, 홍순학, 김광식 씨.
벚꽃이 절정을 이룬 지난 16일 밤. 애잔한 색소폰 소리가 지나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음원의 진원지는 구항초등학교 교정의 탐스러운 벚꽃나무 아래 소규모 공연장. 소리에 이끌려 하나 둘 모여든 관중 앞에서 홍성색소폰동호회 회원들이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고 있었다. 무대는 학교 주차장 한 켠을 임시로 마련한 곳이지만 회원들의 말을 빌면 음향장치는 방송국 못지 않다.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충엽(45) 씨는 “하루만 할 생각으로 왔는데 해보니까 반응이 예상 밖이었다. 자리가 부족해서 비상용 의자를 썼을 정도”라며 자랑을 했다. 제2회 벚꽃 한우먹거리잔치를 위해 뛰고 있는 구항 한우먹거리타운추진위원회 총무인 이상엽 씨와는 친형제지간. 벚꽃과 색소폰이 어우러진 이번 연주회는 이들 형제의 협상(?)으로 성사됐다.

색소폰 연주회는 일단 성공적인 분위기다. 홍보에 비해 예상외로 많은 이들이 찾았다. 인터뷰를 위해 공연장을 찾은 날도 가족, 친구, 연인, 직장동료들로 무리를 지은 이들의 발길이 꼬리를 물었다. 어둠이 깔리기 전부터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앉더니 절정을 이룬 오후 9시 무렵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틈을 이용해 저녁식사를 하던 색소폰 동호회 회원들은 관객들의 반응이 만족스러웠는지 환한 웃음을 지으며 막걸리 한잔을 기울였다.

색소폰을 장롱에 처박아둔 세월까지 합쳐 10년 경력을 자랑한다는 김광식(49) 씨는 “꽃잎이 내리는 곳에서 연주할 수 있어 기쁜데 박수까지 받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말했다. 연주회를 쭉 지켜봐 온 구항한우 강종식 대표도 “연주회가 하루 이틀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좋다”며 흐뭇한 반응이다. 금새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이충엽 씨가 “내년에는 더 계획적으로 해야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러면서 다음 공연 구상을 펼쳐 보였다. “홍주종합운동장 뒤편에 철쭉이 아름다워요. 꽃피는 시기에 맞춰서 한번 더 벌여 볼랍니다.”


★홍성색소폰동호회는=’노블오카리나’로 유명한 이종근 씨를 사부로 모시고 색소폰을 연마하고 있는 회원들의 모임이다. 6년 전 결성됐으며 회원은 중학생부터 예순을 넘긴 노장까지 총 16명이다. 3년 전 회원들이 사비를 털어 청솔아파트 지하상가 132㎡(40평)에 연습실도 마련했다. 그동안 보이지 않게 수많은 공연을 해온 회원들은 올부터 본격적으로 소리봉사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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