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5:36 (목)
“금석문 사라지기 전에 유적지 지정돼야 할텐데”
상태바
“금석문 사라지기 전에 유적지 지정돼야 할텐데”
  • 정진옥 기자
  • 승인 2008.02.28 19: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쌍계계곡 최치원 선생 필적 문화재 지정 '시급'
장곡면 월계리에는 당대 최고의 문장가로 알려진 고운 최치원 선생의 유적지가 있다. 마을 가운데로 흐르는 두 물줄기가 합쳐졌다 해서 이름 지어진 쌍계계곡에는 선생의 필적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남아있다. 이곳에는 총 16점이 보존돼 있으며 금석문 보존사업에 따라 이 중 5점이 유적지로 옮겨졌다. 한 점은 풍화작용으로 자취를 감췄다.

금석문은 선생이 월계리 용연마을에 은거하며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찬양하기 위해 바위에 남겨놓은 것. 최종돈(79) 경주최씨 홍성군종친회장은 “‘쌍계’와 ‘최고운서’라는 글귀가 선생의 필체임을 증명하고 있는데도 문화재로 지정을 못 받고 있다”며 “얼른 확정이 돼야 마음이 놓일 텐데 나이는 자꾸 들고 안타깝다”고 긴 숨을 내쉬었다.

선생의 28대손이기도 한 최 회장은 “바위가 흐르는 물에 훼손되고 있지만 유적지로 지정이 되지 않아 함부로 손 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2003년 상명대 교수를 초청해 학술회의를 하긴 했지만 선생의 필체가 맞는지 아닌지 확실한 답을 얻지 못했다”며 “학술대회를 한 번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적지가 점차 제 모습을 갖춰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유적지 앞 광장에 화장실을 설립키로 했다. 지난달 21일 최치원 유적지에서 열린 추모대제에 참석한 편무근 장곡면장이 희소식을 전하자 행사 참가자들이 박수로 화답했다. 지난 2005년에는 군비를 지원받아 소나무와 영산홍을 심고 휴게의자를 설치했다.

전국 각지에 있는 선생의 글씨 탁본 20여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최 회장은 “향후에는 아이들의 글씨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생의 친필공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계곡에 있는 바위작품의 보존이 어려운 만큼 하루빨리 문화재 지정이 이뤄지길 소망했다.

◆신라시대 학자인 고운 최치원 선생은=13세에 당나라에서 유학했다. 제49대 헌강왕 때 당나라 황소를 치기 위해 지은 ‘토황소격문’으로 이름을 떨쳤으며 귀국해 각지를 유랑하다 가야산 해인사에서 생을 마감했다. 고려 현종 때는 문학자로써 최고 벼슬인 문창후에 추봉되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